모스키오토 2007. 8. 14. 12:13
 



꼬리문 능선 너머 확트인 바다

사람들은 누구나 가보지 않은 곳, 먼 곳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다. 산을 타는 산꾼들도 예외는 아니다. 가까이 있는 산은 언제라도 갈 수 있다고 일단 제껴두고 먼 곳을 찾는다.

이번 주는 부산권역에 있는 산을 찾았다.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산행을 마치는 지점에서 바로 샤워를 하고 인근 바닷가에서 생선회를 먹거나 요기를 할 수 있는 산. 게다가 꿈틀거리는 능선, 바다, 주거지역 등 부산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광이 있어 느낌을 주는 산. 지척에 있지만 알려지지 않아 잘 모르는 산. 기장에 있는 산성산(일명 수령산.368.2m)이 그런 산이다.

아직 가족 나들이를 하지 않았다면 도시락을 준비, 전가족이 같이 나들이 기분으로 산행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산이다.

버스를 타도 되고 승용차를 이용할 수 있다. 버스를 탄다면 기장우체국에서 하차하면 된다. 수영 광안동 방면에서는 181번, 진시장에서는 631번, 서면에서는 142번, 부산역에서는 239번, 동부터미널에서는 183, 188, 189번을 타면 되고 기장 어디에 내리든 기장초등학교를 찾으면 된다.

기장우체국에 내렸다면 도로를 따라 기장초등학교를 지나 아람유통체인본부앞에서 산으로 접어들게 되므로 초입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장초등학교 정문옆에는 공덕비군이 40개 가까이 있어 눈길을 끌며 철로 된 비(碑)도 있어 독특하다.

기장우체국에서 300m즘 떨어져 있는 산행초입엔 용음사표지석이 있다.

시멘트포장길을 따르면 되는데 이 길은 인근 주민들이 약수를 뜨러 다니는 길이다. 5분 정도 가면 용소골저수지가 나온다. 여기서 부터는 비포장길이고 5분 더가면 용음사라는 자그마한 암자가 나타난다. 일반 가정집처럼 아담한 이 암자는 깔끔하게 조경이 되어 있으며 계곡사이로 흐르는 물을 이용, 만든 샤워장이 일품이다.

용음사입구에서 왼쪽으로 다락논을 보고 오솔길을 따른다. 저수지가 시작되는 지점이므로 물이 질펀해 늪이 군데 군데 있고 저수지에선 황소개구리가 "꾸억 꾸억" 울어댄다.

5분이면 약수터. 물이 철철 넘친다. 비가 많이 온 탓인지 약수터위 계곡에도 물줄기가 시원하게 소리를 내며 흘러내린다. 여기서 지능선 안부에 오를 때까지 외길이며 오르막. 여기서 땀을 조금 낸다. 온통 소나무로 우거진 이 산의 오르막을 오를 때 소나무들이 도열해 잘 왔다고 환영을 하는 듯하다.

20분정도면 지능선 안부. 앞으로 보면 일광산이 영락공원묘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왼쪽 지능선을 탄다. 넘어진 나무에 어느 할아버지가 만든 듯한 스티로폼깔판이 정성스럽게 묶여 있다. 바로 갈림길이 있으나 얼마안가 만나므로 신경쓸 필요가 없다. 10분 정도 더 가면 삼거리를 만나는데 오른 쪽 길로 가면 영락공원묘지와 일광산으로 가는 능선. 왼쪽 길로 방향을 잡아 튼다. 여기서 10분 가량 더 가면 역기가 놓여있는 평평한 공터가 나오고 시야가 확 트인다.

이 산이 다른 산과 달리 감상하고 느낄 수 있는 산이란 말이 실감난다. 일광산 능선이 바다로 뻗어 있고 그 뒤로는 달음산이 구름에 가려 신비감을 더해준다. 그리고 일광 고리 등지의 해안선굴곡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5분 가량 더 가면 대변방면이 보이고 길이 두 갈래로 나타난다. 왼쪽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하산길이고 앞으로 더 가면 정상. 정상표지판은 없고 감시초소가 있다. 서쪽으로 장산 철마산 거문산 물레봉 백운산 등이 보이고 여기서 북쪽으로 대운산 달음산 일광산 등이 꼬리를 물고 펼쳐져 있다. 동쪽으로는 일광바다에서 남쪽으로 남산 연화봉 등이 나지막이 누워있다.

정상에서 기장으로 하산하지 않고 더 산행을 하고 싶다면 장산으로 가는 능선을 탄다. 장산까지는 3시간 정도 걸리나 중간에 햇빛 가리는 곳이 없다.

30m 가량 돌아나와 하산한다. 5분 하산하면 돌로 쌓은 성이 가로로 뻗어 있는데 이 걸 넘는다. 이끼와 물기가 많아 미끄러우니 조심한다. 30분 정도 계속 내려가면 보명사라는 절로 내려서게 된다. 절 아래에 있는 기장탕에서 땀에 전 몸을 씻고 대변으로 가 바다를 맘껏 즐길 수 있다.

산꾼들에게는 이 코스가 몸푸는 정도 밖에 안되므로 땀을 좀 흘릴 요량이면 이 산을 피한다. 산행은 3시간 잡으면 넉넉하다.

                                                                                                                                           조해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