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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을 앞두고 취재팀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의 예정 산행로는 울산시 울주구 상북면 소호마을에서 출발해 백운산(白雲山)을 오른 뒤 경상남·북도의 접도지점을 통과하고 경주 단석산(斷石山)까지 잇기로 돼 있다.
「1:25000」 지형도를 펴놓고 보면 2장의 지도를 잇대야 전체구간이 눈에 들어올만큼 만만찮은 거리였다. 「과연 오늘 하루만에 끝낼 수 있을까」. 취재팀을 감싼 긴장감의 실체는 이것이었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은 단석산 정상에 약 4.5㎞ 못 미친 능선상의 휴양시설인 「OK그린목장」에서 하산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산행에서 단석산과 그 너머 입암산을 연결하기로 하고 전체 구간을 「울산 백운산∼단석산∼입암산」으로 이름짓되 이번 산행은 그 첫번째로 「백운산∼700.1m봉∼OK그린목장」으로 구분했다. 일반산행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먹히는 취재산행의 「한계」탓이었을까.
이번 산행로의 가장 두드러진 면모는 낙동정맥 능선위를 그야말로 실컷 걸어볼 수 있다는 데 있다. 곧게 이어지는 정맥길의 들쭉날쭉한 경사를 온몸으로 소화해내야 한다. 산행 중간중간 왔던 길을 되돌아보면 「사람 발걸음이 무섭다」는 산꾼들의 이야기를 실감한다. 전체구간에서 체력안배에 유의하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한다. 숲이 옅어지거나 벌목등으로 산림이 훼손된 구간에는 칼날같은 겨울바람이 몰아친다. 방한장비를 잘 갖춰야한다. 「OK그린목장」에서 열리는 하산로는 임도이므로 해가 지더라도 안전하다. 약 8∼9시간 정도는 잡아야한다.
산행경로는 울산 울주구 상북면 소호마을∼대리교∼궁근정초등교 소호분교장∼대나무숲길∼임도∼백운산정상(889m)∼소호고개∼700.1m봉∼헬기장 2곳∼고랭지채소밭과 민가∼송전탑∼569m봉∼OK그린목장∼임도∼경주시 산내면 감산리 하산으로 이어진다.
취재팀이 초입인 소호마을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8시50분. 언양터미널에서 소호마을까지 다니는 오전시간대의 버스가 8시15분 한번 뿐이라 산행시작시간에는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다. 버스정류소앞의 대리교를 건너 마을안으로 들어서면 건물벽에 「동영가든」이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간판의 방향지시대로 골목으로 들어서자 이내 대나무숲사이 오르막으로 접어든다. 출발 10분 만에 닭 키우는 비닐하우스를 지나치면 곧 숲속 오르막길. 산행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한적하고 깨끗한 길을 따라 20여분 올라서면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임도를 만난다. 임도 맞은편 산사면에 달라붙어 40분 땀을 흘리면 헬기장이 들어선 울산 백운산 정상이다. 능선길이 아닌 산사면길 타는 구간은 이곳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전국에는 「백운산」이라는 이름의 봉우리만 20여개가 널려있다. 동강 백운산, 광양 백운산등 대부분 이름난 조망을 자랑한다. 울산 백운산 역시 좋은 암릉길과 빼어난 조망이 자랑인데 이날은 악천후로 한치앞을 내다볼 수가 없었다.
백운산 정상에서는 왔던 길을 돌아나오는 것이 중요한 산행포인트다. 15분 정도면 왼쪽 산사면에서 능선으로 올라선 지점으로 돌아나온다. 여기서 왼쪽 길을 무시하고 그대로 능선을 따라 직진해야한다.
지금부터는 거추장스러운 갈림길이나 잡목구간이 없다. 오르락내리락하며 소호고개까지 곧장 내려선다. 약 30분 거리다. 내려서는 길에 눈 아래로 송전철탑이 길 왼쪽으로 치우쳐 철탑방향으로 가면 된다. 소호고개에서 맞은편 700.1m봉까지는 20분 정도 올라서야한다. 아늑한 낙엽길을 따라 20분이면 첫 헬기장. 주변조망이 여기서야 뚫린다.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11시방향에 조래봉, 3시 치술령, 6시 고헌산, 8시 청도 옹강산과 그 뒤로 출발지인 백운산이다. 5분이면 두번째 헬기장을 통과하고 10분을 내려서자 양쪽으로 길이 뚫린 고개에 내려선다. 왼쪽은 윗상목골 오른쪽은 경주 박달리로 하산길이 이어진다. 직진해 고개를 벗어나자 시원한 바위전망대를 만나는데 주변 언양의 산들 풍경이 유혹하듯 아리땁다. 이 암릉을 벗어나면 어느새 능선위로 고속도로처럼 뚫린 방화선구간에 접어든다. 그 뒤로 두번을 잇달아 고랭지채소밭과 민가지대를 통과한다. 첫번째 마을은 오른쪽으로 치우친 비포장길을 통해 통과하고 두번째는 마을안으로 들어서야한다. 마을입구의 벽에 불(佛)자가 적힌 창고건물 뒤로 빠져나와 다시 능선길로 올라서야한다.
2기의 무덤을 입구삼아 능선에 잠깐 올라서면 다시 비포장도로같은 방화선구간을 걸어야한다. 약 45분 뒤에 갑자기 잘 가꾼 잔디평원으로 나오는데 바람막이 숲이 잘려나가선지 견디기 힘든 광풍이 능선을 휩쓸고 있다. 조각상이 잔디밭 곳곳에 서있는 이 평원이 OK그린목장이다. 답사산행을 시작한지 8시간이 경과한 시점. 취재팀은 10리길은 더 가야하는 단석산을 포기하고 돌장승이 서있는 입구를 거쳐 OK그린목장에 들어선뒤 눈썰매장 맞은편으로 난 또다른 출입구를 통해 임도하산길로 접어들었다. 입구가 여러 군데여서 반드시 국제신문리본을 확인해야한다. 1시간 정도면 임도를 벗어나 경주시 산내면 감산리마을로 내려와 한 숨 돌릴 수 있다.
# 교통편
산행이 시작되는 울산시 울주구 상북면 소호마을까지 들어가는 차편이 까다로워 교통편 이용에 신경을 써야한다.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초입인 상북면 소호리로 가는 아침시간대 버스는 오전 8시15분 한번 뿐이다. 석남사 방면 차를 타면 된다. 나머지 소호행 버스는 오후 2시15분, 7시에 있어 하루 운행횟수는 모두 3회다.
35분 소요. 550원. 소호마을 정류소에 하차하면 된다.
부산서 언양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명륜동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1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 언양터미널에서 소호행 아침 8시15분차를 타려면 부산서 늦어도 오전 7시 버스는 잡아타야 한다. 2천3백원.
하산길은 OK그린목장을 출발해 임도를 따라 경주시 산내면 감산마을로 이어진다. 마을앞 도로에서 경주행 버스를 타고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릴 것. 오후 5시15분 5시45분 6시20분 6시40분 7시5분 7시20분등 버스편은 자주 있다. 막차는 8시50분.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부산행 버스가 자주 있으며 막차는 밤 9시5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