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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한 철쭉나무 군락지대를 뚫고 정상에 한발 더 가까이 올라서자 멋들어진 바위전망대가 나타난다. 낭떠러지는 깊고 사방 조망은 시원스럽다.
골짜기에서 솟구치는 상쾌한 골바람. 장정 수십은 넉넉히 앉을만한 마당바위 전망대 뒤 한 칸 높은 곳에 더 탐스런 너럭바위전망대가 눈에 들어온다.
조바심이 발동해 한달음에 뒤편 너럭바위까지 올라서자 여기서부턴 약15분 거리의 정상까지 울퉁불퉁 바위능선길이다. `온 몸'으로 산행을 감행해야하는 암릉구간의 상쾌함과 재미가 보통이 아니다. 취재팀 가운데 한 명이 "이야! 양산에 이런 근교산이 또 있었네"하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번 산행로가 갖춘 장점에 관한 한 정곡을 찌른 말이었다.
해가 잔뜩 짧아져 하산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요즘 부산서는 `엎어지면 코 닿을 듯' 가까운 양산땅에서 이만한 근교산 산행로를 찾아냈다는 것은 분명 큰 행운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 답사산행로는 경남 양산 천마산(783.3m)-매봉산(521m)코스. 부산 근교이건만 산은 꽤 깨끗한 자태다. 이번 산행로는 우선 천마산 정상을 비롯한 몇군데 전망대가 베풀어주는 가슴 트이는 조망이 자랑이다. 특히 천마산 정상은 사방이 모두 뚫렸다. 영취산 시살등, 천성산과 천성공룡능선, 원효산 금정산 장산, 어곡산 토곡산등이 늘어섰다.
산행경로는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모래불 버스정류소-소석리 마을-부국농원-526.6m봉(첫 바위전망대)-547.4m봉-2번째 바위전망대-(암릉구간)-천마산정상-헬기장(매봉산)을 거쳐 양산시 상북면 좌삼리 좌삼부락 하산으로 이어진다. 4시간 소요.양산시외버스터미널서 언양방면 농어촌버스를 타고 대석리 모래불버스정류소에 하차한다. 버스가 가는 방향으로 100m가량 도로를 따라 가다 왼쪽편으로 `수풀나라'(05233739292)라는 표지판을 보고 왼쪽으로 틀어 굴다리 아래를 통과한다.
이번 산행은 산 입구 찾기가 조금 까다롭다. 굴다리를 통과하면 시멘트다리로 하천을 건넌다. 눈앞의 `다리목가든'입간판 앞에서 오른쪽으로 틀어 하천을 따라 잠시 걷다 길을 따라 마을쪽으로 들어선다. 곧 고풍스런 연화대라는 건물이 나오는데 따로 표지판은 없다. 연화대의 기와담장을 오른쪽으로 끼고 `수풀나라'간판의 안내대로 콘크리트길을 따라간다. 전봇대 따위에 `연화사'라고 써놓은 표지를 참고해 마을입구 평상을 받쳐놓은 작은 정자나무 앞에 서면 길이 세갈래인데 `연화사'방향은 무시하고 왼쪽길로 접어든다.
개울을 한곳 건너 맞은 편 야산에 올라붙으면 잘 지어놓은 부국농원 가옥건물앞에 `할수있는 일에 인색하지 말자'는 글이 새겨진 비석이 있다. 비석앞에서 오른쪽으로 5분쯤 가다 첫번째 갈림길에서 오르막인 왼쪽길을 잡으면 수풀속으로 들어선다. 20m쯤 앞의 2번째 갈림길에서 계곡물소리가 올라오는 왼쪽 내리막길로 잠시 내려섰다가 맞은 편으로 올라서면 드디어 산행로에 접어들었다.
여기서 능선을 따라 약 40분 정도 오르막 길을 가면 첫번째 바위전망대가 자리한 526.6m봉. 경치가 좋은 봉우리다. 진행방향 기준으로 2시방향 영취산, 5시방향 천성산, 6시방향 원효산, 8시방향 멀리 금정산은 계명봉 장군봉 고당봉이 또렷하다. 이 봉우리 뒤로는 길이 매우 뚜렷하다. 하지만 꾸준한 오르막이다. 첫 봉우리 뒤로는 무성한 철쭉지대가 약 20여분간 나타나는데 놀랍게도 계절을 잊은 철쭉꽃이 군데군데 꽤 피어있다.
첫 바위전망대를 출발한 지 약 50여분 붉은 깃발이 보이는 곳에서 갈림길이 한 곳 나서면 능선을 따라 직진해야 한다. 이 주변에서 `군사제한구역'이라는 표지판이 두 개 목격되었다. 사격장이 있는 왼쪽 산사면으로 내려서지 말라는 말이므로 크게 신경쓸 것은 없다.
깃발 근처 갈림길을 지난 지 약 20분 만에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20분 정도면 기사의 서두에서 언급한 바위전망대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곳에서 정상까지는 15-20분. 암릉구간을 피해가는 길도 있지만 크게 험하지 않으므로 바위길을 타고 가는 편을 권한다.
정상의 사통팔달 조망을 즐긴 뒤 올라선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환상의 낙엽융단길이 시작된다. 30여분 만에 매봉산 헬기장을 지나며 여기서 1시간 남짓 더 길게 내려오면 좌삼리 좌삼부락의 `매봉산 혜월사'라는 조그만 절집 뒤편으로 하산한다.
# 교통편
가까운 양산의 산인만큼 이번 산행은 교통편 이용이 짧고 간편하다. 초입인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모래불 버스정류소까지 가려면 두단계를 거치는 것이 보통. 우선 명륜동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양산행 버스로 양산종합버스터미널까지 들어간다. 10분 간격 운행. 30분 소요. 1천2백원. 양산터미널에서 언양방면 농어촌버스를 탄다. 기본요금 600원. 15분 소요. 대석리 모래불 버스정류소에 하차하면 된다. 명륜동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곧장 언양행 완행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완행이라 경유지가 많다.
좌삼리 좌삼부락으로 하산해서는 교통편이 약간 까다롭다. 마을입구 `달성서씨집성촌'이라 새긴 커다란 표지석 앞에서 양산터미널행 버스가 선다. 오후 시간대는 1시20분 3시50분 5시30분 8시20분 9시(막차). 기본 600원. 차를 놓쳤거나 기다리기 어중간하다면 좌삼부락에서 걸어나가 석계로 통하는 도로까지 오면 버스가 더 자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