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산행기/울산,양산

신태종바위∼수미봉∼문수봉

모스키오토 2007. 8. 17. 00:43
 


이번 주 산길은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잡았다. 한편에선 붉 은 단풍 물결이 넘실대고 다른 한편에서는 푸른 하늘과 멋진 조화를 이루며 은 빛 술을 휘날리는 억새가 함께 하는 산행지로 찾아 간다.

신태종바위-수미봉-문수봉으로 이어지는 이번 산행코스는 계절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음미하며 달릴 수 있다. 설악산을 출발한 단풍행렬이 빠른 속도로 번져 지금 이곳에서도 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단풍을 만날 수 있다. 예년에 비 해 아름다움은 덜하지만 양지바른 곳에서는 제대로 물든 단풍이 자태를 뽐내며 동호인들을 불러 모은다. 산행시간은 쉬엄쉬엄 걸어도 6시간-6시간30분 정도면 가능하다.

단풍이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는 뒷편에선 은빛 휘날리는 억새가 다음 계절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는 재약산 사자봉과 수미봉 사이의 넓은 평원 `사자평'에는 지금 은빛 물결이 넘치고 있다.

산행기점은 동호인들의 출입이 잦지않은 배내 주암계곡. 배내 울산대연수원에 서 1Km 정도 배내쪽으로 들어가면 주암마을 입구다. 도로 오른쪽에 `화정가든' 이라는 입간판이 서 있다. 이곳으로 내려서 10여분 가면 주암마을이다. 첫번째 만나는 다리를 지나 두번째 다리를 건너면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휴게소에 닿는다. 본격적인 산행은 이곳 주차장서 시작한다.

국제신문 `다시 찾은 근교산팀'의 리본이 달린 계곡쪽으로 방향을 잡고 주암계 곡의 초입을 건너면 신태종바위로 오르는 가파른 산길이 시작된다. 특히 신태 종바위까지 오르는 산길 곳곳에는 암반을 타고 올라야하는 곳도 적지 않아 처 음부터 호흡을 조절하며 올라야 한다. 천천히 올라도 40여분이면 주위의 조망 이 훤히 열리는 신태종바위 전망대에 선다.

직벽으로 100여m나 되는 신태종바위에서는 능동산과 배내봉-간월-신불-영취산 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의 주능이 손에 잡힐듯 들어온다. 주위에 장애물이 없어 탁트인 전망이 일품인 이곳에서는 골이 깊기로 유명했던 배내골의 구석구 석을 살필 수도 있다.

신태종바위에서 산행로로 복귀해서는 계속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타야 한다. 오르막이라 힘들 것 같지만 좌우로 시원시럽게 펼쳐지는 계곡을 음미하 며 걷노라면 어렵지않게 제2 바위전망대에 선다. 신태종바위에서 이곳 전망대 까지는 40여분이 걸린다. 군데군데 박힌 암반위의 푸른 소나무와 붉게 물들어 가는 단풍들이 멋진 조화를 이뤄내는 자연미를 이곳에서는 만끽할 수 있다.

전망대를 내려서면 잡목숲을 지나야 한다. 30여분 잡목숲을 헤치며 나아가면 사방으로 길이 열리는 갈림길에 선다. 오른쪽에서 동호인들이 땀을 흘리며 올 라오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 산행로는 주암계곡에서 오르는 길이다.

근교산행을 즐겨했던 동호인들이라면 이곳에서는 눈에 익은 산길을 달리게 된 다. 진행방향에서 직진하면 꽤넓은 산행로가 이어진다. 주암계곡에서 사자평을 거쳐 재약산 사자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이곳에서 15분 정도를 오르면 억새천 국이 펼쳐지는 사자평에 닿는다.

아직 억새철이 이르기는 하지만 이곳 억새밭에는 지금 한창 억새가 패기 시작 해 은빛 술을 바람에 날리고 있다. 억새숲 사이길을 걸으면서 바람에 넘실대는 억새를 즐겨도 맛이 난다. 억새밭으로 접어들면 산길이 사방으로 열린다. 억새 숲 가운데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재약산의 최고봉 사자봉으로 오른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가 가야할 길은 왼쪽으로 열려 있다. 억새 사이길로 접어들 어 가파른 암릉길을 올라 봉우리를 넘어서면 해발 1,108m 수미봉에 선다. 억새 밭 갈림길에서 25-30분쯤 걸린다.

암반으로 이뤄진 수미봉 정상에서 바라다 보는 주위 풍광도 여느 곳 못지않다. 지금 계절에 추위를 느낄만큼 강한 바람이 불어와 이곳에 오래 머물지는 못한 다. 다시 산길을 재촉한다. 수미봉을 지나 문수봉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사람들 의 흔적을 찾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나 이 산길은 사람들로 붐비지않아 호젓한 산행을 즐기려는 동호인들에겐 더없이 좋다. 수미봉을 내려서 이정표가 선 곳 에서 직진, 몇곳의 암릉을 지나면 능선의 끄트머리에 솟은 암봉, 문수봉에 오 를 수 있다. 수미봉에서 이곳까지는 30여분 이면 닿는다. 문수봉은 등산로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일부러 찾아 올라야 한다.

산행로로 복귀하면 이제 하산길로 접어든다. 나선형의 산길을 60-70분 정도 내 려서면 표충사 위 `효봉대선사' 부도탑으로 내려가진다. 부도탑에서 표충사를 지나 밀양-표충사간을 오가는 버스정류장까지는 10여분이면 내려설 수 있다.


 
# 교통편

이번 산행길은 시간을 정확히 맞추어 떠나야 한다. 언양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배내로 가는 노선버스가 오전 8시 45분 한 차례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는 명륜동 동부시외버미널에서 10여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언양행 버스를 타고 언양까지 가면 되고 울산 등지서는 시내버스편을 이용해도 좋다. 하차는 배내 골 울산대연수원을 지나 주암마을 입구에서 하차하면 된다. 하산지점인 표충사에서는 밀양-표충사간을 오가는 완행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어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는다. 밀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역까 지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배병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