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산행기/울산,양산

금오산∼천태산

모스키오토 2007. 8. 17. 00:58


 


발아래 영남알프스…가슴속 '시원'

삼랑진과 원동에 걸쳐 있는 금오산(金烏山.730m)과 천태산(千杻山.630.9m)은 낙동강을 끼고 있어 주위 경관이 수려할 뿐 아니라 경부선열차를 이용할 수 있어 교통도 편리하다.

두 산을 연결해 산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6시간30분 남짓. 이 산행로는 사계절 모두 풍광이 아름답고 등산로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 교차돼 산행중 자칫 느낄 수 있는 지겨움을 가시게 한다. 산행 내내 녹색의 물빛을 보여주는 안태호와 천태호 역시 마찬가지다.

산으로 떠날 때는 항상 계절과 그날의 기상, 하산시간 등을 먼저 고려하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낮고 일찍 어둠이 드는 때는 산행준비를 야무지게 해 차질이 없도록 한다.

부산역에서 늦어도 오전 7시20분발 경부선기차를 타야 돌아오는 기차시간을 맞출 수 있다. 그 이전 기차를 타면 삼랑진역앞에서 버스로 환승할 수 있어 더 편리하다. 역앞에서 산행초입 마을인 안촌까지 가는 버스는 오전6시35분, 7시, 7시50분, 낮12시20분 등에 있다. 7시20분발 기차는 7시50분발 마을버스를 타기에는 늦다. 버스요금은 1인당 1천3백원이고 택시는 4인기준으로 6천원.

산행을 끝내고 원동역에서 기차를 타야하는데 부산행기차는 오후4시41분, 5시21분, 7시9분에 있다. 그러니까 어둡기전인 5시21분 차를 타야 부산도착이 수월하다.

안촌마을까지 가는 도중에 발전용 인공호수인 안태호를 볼 수 있으며 버스종점에 도착해서 산위로 보면 금오산정상이 보인다. 종점가게 옆으로 산을 보고 오른다.

200m 오르면 도로를 만나지만 가로질러 바로 위로 향하는 길로 걸음을 내딛는다. 누런 억새가 잡목과 어우러져 한겨울의 정취를 한껏 풍기는가 하면 사람들의 발길이 얼마나 뜸한지를 확인시켜주기라도 하듯 장끼와 까투리들이 수시로 푸드덕거리며 하늘로 솟아오른다.

정상을 향할수록 강원도 어느 심산의 선방을 찾아가는 길처럼 사방이 산으로 가려 적막감이 돌고 산의 고요를 깨트리는 건 재재거리는 새소리 뿐이다. 뒤돌아보면 서남쪽으로 천태산정상이 다른 산들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고 비릿하면서도 상큼한 물내음이 밀려온다.

산행시작 30분만에 지능선에 올라 오른 쪽으로 금오산정상을 향해 방향을 잡는다. 15분 길을 따르면 안촌마을과 연결된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건너 산길로 바로 접어드는데 임도 왼편으로 난 산행로를 따르면 당고개 구천산 만어산으로 가게 된다.

등산로로 100m 더 가면 왼편으로 빠지는 산행로가 발견된다. 여기까지 오는 도중 흰색페인트의 약수암표시를 볼 수 있었는데 왼쪽길이 약수암 가는 길이다.

산행시작한지 1시간. 멀리 동쪽으로 흰눈을 머리에 쓴 영남알프스가 능선을 물며 달리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바위에 서게 된다. 10분 더 가면 금오산정상(730m)이다. 정상은 노란표지판이 작은 키로 앙증맞게 떨고 있다. 정상에서 보면 정각산 운문산 사자봉 수미봉 향로산 신불산 가지산 등 영남알프스가 더 잘 보인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5m 거리의 납작한 무덤이 영남알프스를 보며 절벽위에 엎드려 있다.

정상에서 내려와 하산길은 급경사로 떨어져 우회(트래버스)한다. 이 길을 택하지 않고 능선길로 간다면 위험한 바위지대를 만나 고생만 하고 결국 되돌아나오게 된다. 급경사길도 만만찮으니 조심을 해야한다. 정상을 출발한지 30분 거리에 집터였는지 평평한 곳이 나오고 왼편으로 어영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오른쪽 길로 천태산으로 향한다. 서북쪽으론 낙동강이 안태호와 삼랑진읍을 휘감고 있어 그 어떤 산수화보다 절경이다.

다시 급경사가 이어지고 15분 가면 길 오른 편에 가지가 휘어진 굵은 소나무가 있는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10분 더 산길을 걸으면 너덜지대를 만나지만 이곳을 지나면 평지다. 잡목이 많아 순간적으로 정글에 들어온 기분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없어 이 지점에서 잠시 길찾기에 신경을 쓴다. 7, 8분 가면 수령이 얼마되지 않은 소나무숲으로 바뀌는데 직진하지 말고 오른쪽 길로 꺾어 들어간다. 꺾어 5m쯤 가면 갈림길이 나오고 왼쪽으로 다시 꺾어들어간다. 그러니까 천태산정상으로 가기위해 능선을 탄다고 생각하면 된다.

오른쪽으로 난 길은 트래버스길. 길이 오랫동안 묵어 희미하다. 능선으로 직진하면서 오른다. 10분쯤앞에 길가 쪽으로 TV안테나가 있고 곧 무덤이 1기 나타난다. 무덤에서 200m앞에 왼쪽으로 빠지는 길이 있으나 무시한다. 소나무숲에서 꺾어든지 20분만에 트래버스한 길을 만난다. 왼편으로 난 마을길로 내려가지 말고 오른쪽으로 다시 능선길을 타면 200m앞에 숭촌고개다. 금오산 산행만 마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나 체력이 달리는 등산인들은 시멘트로 된 이 고개를 따라 안촌으로 하산한다.

고개를 횡단, 왼쪽으로 난 임도를 따르지 말고 앞봉우리를 보고 능선으로 가파른 길을 오른다. 20분 오르면 봉우리정상. 다음 봉우리로 500m가량 가다 그 길을 버리고 능선길로 붙는다. 잡목과 소나무가 섞여 있고 떡갈나뭇잎이 밟힌다. 300m 오르면 주능선에 올라선다. 능선에 올라서 100m 걷다보면 다시 내리막길. 100m아래서 트래버스한 길과 조우, 30m앞엔 갈림길이 있으나 왼쪽 길을 택한다. 여기서 500m 더 가면 천태호가 서남쪽 발아래로 보이는 천태산정상(630.9m)이다. 표지석이 서 있으나 부서져 있다.

부산역서 오전 7시20분발 기차를 탔다면 천태산정상에 서는 시간이 대략 오후 1시 가까이 되므로 여기서 천태호를 굽어보며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은 후 정상에서 아래로 철탑을 보며 바위를 오른쪽으로 돌아 하산을 한다. 5분이면 철탑사이로 걷고 100m앞에 또 하나의 철탑을 지난다. 철탑에서 500m앞에 천태사와 천태호옆으로 하산하는 길이 있으므로 힘이 부치는 사람은 여기서 하산한다.

800m앞에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그 아래에 있는 무덤에서 길이 갈라지는데 오른쪽 길을 택한다. 100m앞에 헬기장. 1Km 더 가면 돌탑이 있다. 700m앞에서 앞에 보이는 봉우리로 오르지 말고 왼쪽 아래로 하산한다. 당곡마을까지는 계속 내리막길로 1시간30분 걸린다. 마을에서 원동역까지는 30분. 산행중간에 지체하지 않았다면 역에서 오후5시21분발 통일호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올 수 있다.



조해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