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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길 산행 노루 한 마리 앞서가네
날이 더워지고 있어 산꾼들은 가능하면 더위를 덜느끼는 산, 그늘에 싸여 산행할 수 있는 산을 찾고 있다.
이번 주는 그런 산으로 적당하며 산행 도중 노루도 만날 수 있고 아름다운 긴 계곡을 따라 편안하게 하산할 수있는 코스를 찾았다.
양산시 웅상읍 월평에서 시작, 용천산정상을 거쳐 조성중인 동부산골프장이 있는 하어령을 우회, 시명산쪽으로 가다 장안사로 하산하게 되는데 산행시간은 8시간 걸린다. 산행시작점이나 도착지점 모두 부산시내에서 가깝다.
노포동 지하철역앞에서 (47) (301)번 버스를 타고 월평리에서 하차, 금정구예비군교육장 가는 쪽에 있는 제일카인테리어에서 오른 쪽으로 시멘트길을 따라 10분가량 걸으면 장미울타리가 나오고 여기서 100m앞에 `星南농원'표지판을 보고 왼쪽길로 올라간다.
15분쯤 과수원옆으로 걷다보면 길이 좁아지고 오른 쪽으로 나 있는 산행길로 오른다. 땀을 좀 흘리려면 앞에 바라다 보이는 용천산(마을 사람들은 소심산이라 부름)정상을 보고 쉬지않고 1시간 바짝 오른다. 이 구간외에는 크게 땀 흘릴만한 구간이 별로 없다. 길따라 오르면 되므로 헷갈릴 우려는 없다.
여기서 동부산골프장까지는 2시간 소요되는데 이 구간이 재미있다. 솔잎과 참나무잎 삭는 진한 내음이 몸속까지 맑게해주는 듯하며 수명이 다해 자연사(自然死)하여 넘어져 있는 나무를 타고 넘기도 한다. 태고의 냄새가 풍기는 이런 곳에는 짐승도 살고 있을텐데 생각하는 순간 바로 앞에서 노루가 놀라 껑충 뛰어간다. 부산시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 아니라 아주 먼 깊은 산중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떠나지 않는다.
숲속길을 걷다보면 어느 새 동부산골프장 5번홀앞에 닿는다. 골프장이 어느 정도 조성이 돼 있어 시야가 탁트여 있긴 하지만 산꾼들은 불만이다. 시명산으로 가는 능선이 끊겨버렸기 때문. 골프장옆으로 10분정도 가면 야트막한 무덤이 나오는데 이 무덤가 공터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식사후 무덤 아래로 길을 잡아 10분 내려가면 개사육장이 있고 시멘트포장길이다. 이 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정관쪽으로 하산할 수 있으므로 힘들다면 아래로 내려간다. 윗길을 잡아 걸으면 유정산장 박달집이 차례로 나온다. 박달집에서 물을 채워 계속 길을 따른다.
10분정도 넓은 길을 따르다 왼쪽 산으로 오른다. 물론 리본이 달려 있지만 `아, 이쯤해서 올라 능선을 타야 겠구나'라는 감이 잡히는 지점이다. 만약 시간이 많고 편하게 산행을 하고 싶다면 임도를 계속 타고 걸어도 무난하지만 지루하다.
산을 오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면 돌아온 임도가 나타나는데 임도 건너 산길로 접어든다. 마찬가지지만 힘든다면 임도로 오른다. 10분 산길을 타면 무덤을 만나게 되고 40분 가게 되면 좀전의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10분 오르면 오른 편으로 빠지는 길이 있으나 계속 직진한다. 넓은 억새밭이 시원히 펼쳐지고 묵은 논밭들이 버려져 있을뿐만 아니라 허물어진 집터가 길가에 나타난다.
집터에서 5분가량 가다 다시 산길로 접어들어 10분가면 왼쪽으로 덕계로 빠지는 길을 만나나 오른 쪽길로 하산한다. 10분내려가면 장안사계곡 시작점이 나타난다. 하산지점인 장안사까지는 1시간 소요된다.
이처럼 아름다운 하산길은 쉽게 볼 수 없다. 상쾌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옆에 오솔길이 따라 나있고 길옆엔 억새나 초지가 펼쳐져 있어 알프스의 어느 마을을 워킹하는듯한 생각이 든다. 이 계곡길은 밑에서는 통제를 하기 때문에 올라올 수 없다. 30분쯤 내려가면 민가와 축사가 보이고 염소가 마음껏 뛰놀며 풀을 뜯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다.
장안사 가까이 갈수록 군부대에서 설치한 폭발물처리장이 있다는 경고표지판이 수시로 서있고 마지막 기점엔 철조망이 쳐져 있어 계곡으로 우회, 장안사 앞으로 내려온다. 이렇게 코스를 타는데 꼬박 8시간 걸렸으나 장안사에서 가슴까지 적시는 시원한 물 한잔 마시면 피로가 말끔히 가신다.
배가 고파 요기할 만한 음식점을 찾는다면 10분 가량 도로를 따라 내려가 물레방아가 돌고 있는 `물레방아'(7276200)음식점에 들어가 얼큰한 메기탕을 맛보면 된다. 이 집은 메기탕을 끓일 때 쓰는 국물을 붕어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별도로 고은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식사후에는 녹차도 무료로 얼마든지 마실 수 있다.
여기서 기장가는 버스가 수시로 있으며 기장에서 시내로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