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산행기/울산,양산

화장산~대운산 종주(하)

모스키오토 2007. 8. 17. 01:13

 
["대운산 눈꽃을 보셨나요". 취재당일, 대운산 정상에는 눈발이 쏟아졌다. 뜻하지 않은 눈꽃을 만난 취재팀이 눈썰매를 타며 즐거워 하고 있다.]

2월의 겨울산은 변덕이 심하다. 아랫마을에서는 봄을 알리는 버들개지가 만발하더라도 산기슭에 이르면 칼바람이 여전하다. 가벼운 배낭만으로 짐을 꾸려 산으로 향했다가는 추위에 떨기 십상. 응달진 곳에 오롯이 남은 잔설이 대기의 미열을 앗아간다.

입춘이 지난 대운산. 구름이 자주 걸릴 정도로 높다는 정상에는 아직 겨울바람이 매섭다. 화장산~대운산 종주 두번째 구간이다. 화장산부터 느릿느릿 이어오던 능선이 마침내 솟구친다. 산길도 마루금을 따라 300�고지에서 700�고지까지 훌쩍 뛰어오른다.

산행구간은 ‘내광마을 버스 종점~컨테이너 박스 건물~철탑~용당고개~철탑~임도~삼거리~대운산~사거리~만보등산길~상대버스정류장’으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5시간 가량.

남창 온양우체국 앞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 종점인 내광마을에서 내린다. 종점은 버스 회차지점. 수자원 공사의 상수도 시설이 있다. 상수도 시설을 지나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50여� 가면 컨테이너 박스 건물이 있다. 왼쪽 도로 너머로 멋들어진 소나무 군락과 ‘세방산업’ 공장건물이 눈에 띈다.

컨테이너 박스 건물을 지나면서 산길을 찾아야 한다. 도로 오른쪽 산기슭으로 산길이 올라가고 있다. 오르막을 올라서면 무덤 1기가 있다. 무덤 뒤로 뚜렷한 능선길이 골을 이루며 올라간다. 솔가리가 많아 푹신한 길에는 묘가 잇따라 나타난다. 10분 정도 오르면 옅은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가로지르면 무궁화 문양의 호석을 두른 무덤이 기다린다. 지역 농민운동에 이바지했던 고 이수영씨의 공적비를 지나 산의 왼쪽 사면으로 붙는다. 길은 슬그머니 더 왼쪽으로 흘러나간다. 산등성이에 올라서면 능선길. 과거 산불이 났던 지역이라 검게 탄 고사목들이 지천이다.

새로 잎새를 틔우는 청솔가지를 헤치고 앞으로 나가면 다시 솔가리길. 여기서 첫구간에서 하산길로 삼았던 삼거리 아랫길과 다시 만난다. 이를 따라 20여�만 가면 삼거리 갈래길에 오른다. 철탑이 보이는 왼쪽이 갈 길. 첫구간에서는 오른쪽으로 꺾어 양산시 웅상읍으로 떨어졌다.

철탑을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산줄기가 오르락내리락하며 우뚝 솟은 산봉우리를 향해 이어가고 있다. 그 너머에 대운산이 있다.

완만하던 능선길이 갑자기 뚝 떨어진다. 왼쪽으로 틀며 내려딛자 용당고개. 고개에는 내광에서 올라온 왕복 2차선 도로가 지나간다. 온양과 양산을 잇는 1028번 지방도로다.

고개를 그대로 치고 오른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양읍’을 알리는 교통표지판 아래로 길이 열려있다. 흙이 질어 미끄러우니 오를 때 주의해야 한다.

능선으로 올라서면 철탑이 기다리고 있다. 철탑 아래를 통과한다. 길은 잠시 내려가다가 곧 오르막으로 바뀐다. 제법 거친 경사를 품고 있다.

 
산정에 자리한 밀양 박씨묘를 올라선다. 비로소 앙칼지던 산길이 부드러워진다. 왼쪽 멀리 인가가 보이고, 오른쪽은 깊디깊은 산릉의 연속. 마치 벽송사 뒷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40분 정도 지나면 너른 가족무덤터를 만난다. 이를 가로지른 뒤 오른쪽으로 꺾으면 다음 능선이 기다리고 있다. 대운산을 바라보며 걷는 푸근한 외길이 10여분 계속된다. 다시 임도다. ‘98 임도 시설 용당지구’표지석과 차량을 막는 차단기가 있다.

임도를 건너 맞은편 산길로 올라선다. 본격적인 된비알 오르막이다. 김해 김씨묘를 지나 오른쪽으로 살짝 에돈다. 오르막은 더 급해진다. 50분 가량 숨 돌릴 곳도 없는 경사길이다.

능성 구씨묘에 이르자 경사가 완만해 진다. 5분 뒤면 주능선 위의 큰 삼거리에 닿는다. 대운산과 대운산 제2봉을 잇는 길이라 사람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오른쪽으로 틀어 5분이면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대운산 정상까지 0.6㎞를 가리키고 있다. 왼쪽으로 꺾으면 상대마을(4.4㎞)로 떨어진다.

철쭉이 길가에 빼곡이 들어 차 있다. 대운산을 봄녘에 찾는다면 철쭉의 갈채를 받을 수 있는 듯 하다. 지금부터는 갈래길마다 이정표가 기다리고 있다.

15분쯤 걷자 또다른 삼거리를 만난다. 계속 능선을 따라 직진하면 정상 가는 길. 오른쪽으로 꺾으면 용당리로 내려간다.

이정표가 있는 헬기장에 오른다. 대운산 정상까지는 100�가 남았다. 정상 인근에는 겨우내 틈틈이 내렸던 서설들이 흔적을 남기고 있다.

대운산 정상에는 대형 정상석이 산꾼을 기다린다.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은 시원하기 그지없다. 멀리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울주군이 빚은 산능선들이 눈 아래 너울거린다.

하산은 ‘박치골·장안사’방면이다. 이정표를 참조한다. 부드러운 능선길이 길을 잇는다. 양달이라 눈의 자취도 찾기 힘들다. 이번 산행의 마지막 주의지점이 나타난다. 20분 뒤 이어지던 외길이 세갈래로 갈라진다.

왼쪽으로 크게 꺾어 하산하는 길을 택한다. 만약 계속 직진하면 시명산과 석은덤산을 지나 정관으로 떨어진다. 혹은 장안사로 갈 수도 있다.

왼쪽으로 꺾으니 산허리를 가르며 내려가는 산길이 기다리고 있다. 이 길은 ‘만보등산길’.

40분 가량 너른 외길이 이어진다. 이정표와 현수막이 계속 나와 길 찾는데 어려움은 없다. 계곡에서 잠시 숨을 돌린 뒤 20분 가량 걸으면 만보산 등산로 입간판을 만날 수 있다. 농장을 지나면 곧 임도다. 15분이면 ‘애기소 휴게소’가 있는 상대버스정류장에 닿는다.

/ 글·사진=박병률 기자


-----------------------떠나기 전에


부부산행객 혹은 실버산행객이라면 만보등산길을 테마로 삼아도 좋다. 박치골에서 출발, 주능선에 오른 뒤 시명사를 지나 박치골로 되돌아 온다. 박치골에서 산행을 시작하기전 만보등산길 입간판이 서 있다. 이를 참조한 뒤 길을 따르면 된다.

등산로로 개발된 곳인만큼 초보자도 쉽게 산에 오를 수 있도록 여러가지 시설을 해뒀다. 산길을 따라 현수막과 이정표가 있어 리본없이도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위험구간마다 설치된 로프와 나무계단은 산행을 돕는다. 또 전망좋은 곳에는 쉼터가 마련돼 있으므로 체력을 조절하며 걸을 수 있다. 산행시간은 4시간30분 가량.

남창역에서 상대마을로 들어가는 버스는 오전 6시45분, 7시45분 등에 있다. 버스시간 문의 052-238-5430

/ 산행대장·이창우 / 문의=다시찾는근교산취재팀 051-500-5150, 245-7005


---------------------------교통편


부산에서 열차, 혹은 버스편으로 남창으로 간다. 해운대역 맞은편에 위치한 해운대 시외버스터미널(051-743-0084)에서 울산행 버스가 약 20분 간격으로 떠난다. 남창까지 3천1백원. 소요시간 1시간.

기차로는 부전역~남창을 출발하는 오전 6시25분 통일호(요금 1천8백원)가 있다. 부산역~남창은 오전 6시52분 무궁화(요금 4천원), 9시55분 통일호(요금 2천1백원)를 이용하면 편하다.버스에서 내리면 남창마트 앞이다. 건너편으로 울산온양우체국이 보인다. 우체국과 현대화수퍼 사이 ‘남창입구’라 씌인 버스정류장이 있다. 오전 6시50분, 10시에 내광행 버스가 떠난다. 요금 650원.

산을 내려오면 상대마을이다. 오후 4시30분(공휴일 운행), 5시, 6시30분, 7시30분, 8시30분에 남창행 버스가 떠난다. 700원.

남창은 예로부터 국밥이 유명했다. 남창역 옆 남창장에는 맛깔스런 국밥집이 즐비하다. 장터국밥(052-238-3470)은 개운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