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키오토 2007. 8. 17. 13:38


 
깎아지른 듯한 암봉과 암릉이 일품인 관기봉은 지금 계절에 적합한 산행지다. 능선상에 흐드러지게 핀 억새숲과 그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암봉이 잿빛 하늘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관기봉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만 속내를 드러낸다.

지금까지 관기봉은 산악동호인들의 발길이 전혀 미치지 못했던 곳이다. 산길이 제대로 열려 있지 않았던 데다 어디서 시작해 어디로 하산해야 하는지 명확하 게 알려진 산행로가 없었던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비슬산을 올라본 경험이 있는 동호인은 멀리서나마 관기봉을 한번쯤 본 기억은 있을 것이다. 경북 대구 시 달성군에 자리한 비슬산 정상에서 보면 남쪽에 동서로 달리는 능선길과 7-8 시 시계방향에 솟아오른 암봉이 눈에 들어온다.

산행은 경남 창녕군 성산면 대곡리 큰마을(안심) 마을회관에서 시작된다. 마을 회관 옆으로 포장된 콘크리트도로를 따라가면 안심교를 지나고 이곳을 돌아 임 도로 접어들어 `안심사'라는 푯말이 서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안마을로 들어선다. 마을로 들어서 두군데 갈림길에서 왼쪽, 다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국제신문 `다시찾는 근교산팀'의 리본이 산길을 안내한다.

산길은 처음부터 가파르나 천천히 오르면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다. 15분 정도 산길을 따르면 너덜겅에 닿는데 이 너덜겅을 올라서면 각로암이다. 암자의 규 모는 크지 않지만 조망이 특별난 곳이라 조금 쉬어가도 좋다. 식수를 준비하지 않은 사람은 이곳에서 채워야 한다. 각로암을 지나면 산길이 조금 희미해진다. 다시 만나는 너덜겅을 지나면서부터 산길이 험해지기는 하나 낙엽덮힌 융단길 이라 국제신문의 리본을 따르면 어렵지 않게 산길을 찾을 수 있다. 780m봉을 트래버스해 20여분 오르다 왼쪽으로 굽어지는 산길을 따르면 봉우리에 올라선 다.

지금부터는 경사가 거의 없는 평탄한 길을 따르면 된다. 10여분이면 제 1암릉 에 닿고 이곳을 지나 5분여 가면 헬기장이다. 이후 2-3곳서 암릉길을 통과해야 만 정상으로 올라가 진다. 암릉을 통과하면 풀숲이 산길을 가로막고 있으나 아 래쪽을 유심히 살피고 나아가면 산길을 찾는데는 별무리가 없다. 20여분을 오 르면 흐드러지게 핀 억새숲이 사람들을 반긴다.

이곳을 떠나 5분 정도면 관기봉(989.8m) 아래에 선다. 이곳에도 지금 한창 억 새가 펴 산사람들을 즐겁게 해 준다. 그러나 문제는 30m가 넘는 바위덩어리 관 기봉을 어떻게 오르느냐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자신이 있는 사람은 그대로 오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관기봉 아래서 오른쪽으로 내려가 다시 능 선으로 복귀해 반대쪽에서 오를 수 있다.

정상에는 30여명이 자리할 수 있는 공간이 터잡고 있다. 사방이 시원스럽게 뚫 려 주위를 조망하기는 그만이다. 이후 산행길은 특히 조심스럽게해야 한다. 까 다로운 암릉길이 지금부터 열리기 때문이다. 관기봉에서 30여분 능선길을 오르 락 내리락 하다보면 암릉지대에 닿는다. 바위에서 바위를 타고 올라야 하는 산 행로가 이곳서 시작된다. 몇몇 길은 어려운 곳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산악회 부 산지부 산하 개인택시산악연합회 다조산악회(회장 윤재환)가 곳곳에 자일을 설 치해 둬 이것을 이용해 내려서면 어렵지 않게 암릉지대를 내려설 수 있다.

암릉지대는 935.9m봉과 989.7m봉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40여분이면 통과할 수 있는 이곳을 지날 때는 같이 산행을 나선 동호인들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암릉지대를 통과하면 바로 하산길로 이어진다. 물론 여기서도 방심해서는 안된 다. 가파른데다 산행로의 흔적이 희미한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여분 내 려서면 바위 쉼터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 바위를 내려서기가 쉽지않다. 리본을 따라 트래버스하면서 아래로 내려서야 한다. 이곳을 내려서 15-20분 달리듯 가 면 도림사에 닿는다. 도림사에서 버스종점이 있는 경북 청도군 풍각면 수월리 상수월마을까지는 10여분이면 닿는다.


# 교통편

 
이번에 찾은 관기봉은 경남과 경북을 구분하는 경계선상에 터잡고 있어 산행기 점과 종점도 경남 창녕군 성산면 대산리 안심마을과 경북 청도군 풍각면 수월 리 상수월마을로 각각 도(道)를 달리하고 있다. 그런만큼 교통편이 수월하지는 않다. 산행기점인 창녕군 성산면 대산리 안심마을까지는 창녕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 루 4차례 운행하는 `창녕-안심행'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부산에서 관기봉을 찾는다면 일단 창녕까지 가야 교통편이 연결된다.

창녕에서 안심행은 오전 6시30분, 10시20분, 오후 5시, 6시40분 등 4차례 운행하는데 45 분 정도 소요된다. 이번 산행이 6시간 정도 소요되는 만큼 10시20분 버스를 타 야 한다. 요금은 1,600원. 산행종점인 경북 청도군 풍각면 수월리 상수월마을에서는 풍각과 청도, 대구로 연결되는 버스가 하루 5차례 운행되고 있다. 오전 7시, 8시30분, 11시, 오후 5 시, 7시 등. 오전 11시부터 산행을 시작한다면 오후 5시 풍각면소재지까지 가 는 버스편을 이용할 수 있다. 풍각에서 청도행 버스(20분 간격으로 운행)를 타 고 청도읍까지 가 부산행 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배병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