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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소개했던 승학산-정각산-정승계곡 코스는 능선길만 걸어도 9-10시간을 걸어야 하는 만큼 정승계곡의 아름다움에 취해보는 물길산행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여기다 계곡, 물길산행의 참맛은 물길을 거슬러 올라야만 느낄 수 있 어 이번주에는 정승계곡의 진수를 만끽하는 물길산행코스를 소개한다.
사방으로 흩어지는 물보라와 귀청을 찢는 듯한 굉음, 그리고 계곡을 삼킬 듯이 피어오르는 무지개가 유혹하는 계곡산행은 산악동호인들에게 산행의 새로운 맛 을 보여준다. 계곡산행은 그러나 능선산행보다 힘이 더 든다. 계류가 흐르는 미끄러운 바위길을 걸어야 하는데다 암반을 기어올라야 하는 등 힘든 산행이 이어져 산행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 비가 내린 뒤끝의 계곡산행은 물론 피해야 한다. 물이 불어나면 걷기도 힘들지만 잘못하면 급류에 휘말릴 수도 있 기 때문이다.
계곡산행을 나설 땐 산행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이끼 낀 암반지대에서도 잘 미끄러지지 않는 계곡화는 필수적인 준비물이다. 또 배낭에는 비닐을 넣어 내 용물이 물에 젖지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비닐을 넣은 배낭은 계곡의 깊은 곳 에 빠질 경우 사람을 물에 띄워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명줄'이 될 수도 있다.
산행기점은 밀양시 단장면 삼거. 밀양에서 표충사로 가는 버스를 타고 표충사 못미쳐 삼거에 하차, 길을 건너 구천마을까지 간다. 마을에서 진행방향의 왼쪽 으로 보면 논둑길이 눈에 들어온다. 이 길을 5분여 가면 계곡으로 떨어지는 길 로 연결된다.
계곡으로 떨어지면 반바지와 계곡화로 갈아 신고 계곡산행 행장을 꾸리고 물길 산행에 나선다. 처음부터 바위에 낀 이끼가 산행자를 괴롭힌다. 그러나 시원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기분만큼은 더없이 좋다. 여기다 계곡의 폭이 인근의 다른 계곡보다 넓은데다 절경이 이어져 힘든 줄 모르고 오를 수 있다.
이번 산행은 물길산행을 원칙으로 하되 폭포나 소(沼)를 만나 `이 길로 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계곡을 따라 40여분을 들어가면 사람의 키를 넘는 소(沼)와 이름없는 폭포들이 산행자를 반 겨준다. 계곡절경은 이곳서부터 3-4Km나 이어진다.
폭포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적기는 하지만 투명한 물기둥을 아래로 내리꽂는 모 습에다 수면위로 물안개를 피우는 광경이 유명산의 큰 폭포에 뒤지지 않을 만 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속계와는 `완전히 단절된 선계'라는 표현을 쓴다면 지나친 것일까. 계곡의 양안으로 10여길은 될만큼 높은 절벽 가운데 계 류가 흘러 이곳에서만은 세상과 단절돼 있다는 느낌이 와닿는다.
물길을 숲속에 가리고 있는 계류를 거슬러 오르면 또 다른 숲이 계류를 가린 모습도 계곡산행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 가운데 하나다. 물에 미끄러지는 동행 자를 잡아주는 모습이 정겹게 보이는 것도 계곡산행에서만 느낄 수 있다. 능선 길을 달리는 산행보다는 동행자의 협동정신이 강조되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 다.
2시간 30여분 쉬엄쉬엄 물길을 거슬러 오르다보면 일반산행로가 가로지르는 곳 에 올라선다. 이곳을 지나면 간혹 물속을 들여다보며 다슬기를 잡는 마을사람 들을 만날 수 있다. 그만큼 물이 깨끗하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 곳서부터는 물도 적고 경관도 아래쪽보다는 떨어진다. 하지만 물길산행을 하기 에는 더없이 좋다. 여기서 정승마을까지는 100여분이면 오를 수 있다. 물길이 아닌 일반산행로로 90여분이면 오를 수 있는 길을 5시간에 걸려 올랐다.
정승마을에서 지금까지의 산행으로 성이 차지않는 사람은 정각산으로 올랐다. 밀양시 산내면 임고리로 하산해도 좋으나 이번에는 다시 구천리로 하산하는 것 이 좋다. 산길을 따를 경우 1시간 남짓하면 구천리에 닿을 수 있다.
# 교통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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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표충사간을 오가는 버스는 밀양시외버스터미널(0527-354-3959)에서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6시10분까지 4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다.
밀양역에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움직이기가 귀찮은 사람은 역부근에 있는 봉고 (15인승)를 이용해도 좋다. 산행기점과 종점이 되는 단장면 구천리를 왕복운행 하는데 6만원선.
이번 산행은 산행기점과 종점이 같은 지점이어서 승용차를 이용해도 좋다. 부 산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언양IC에서 밀양으로 가는 24번국도로 해 산외면 단산에서 표충사로 가는 1044번 지방도를 이용해 삼거에서 시멘트포장도를 오 르면 구천리까지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