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산행기/밀양,청도

등심바위 억산종주

모스키오토 2007. 8. 17. 14:05
 


인적 드물고 낙엽 쌓인 융단길 이어져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미답(未踏)의 산행로를 달리는 기분은 남다르다. 이번에 찾은 산행길은 사람의 흔적이라곤 보이지 않는 깨끗한 곳인데다 `낙엽 쌓인 융단길'로 이어져 하루를 즐겁게 보내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다만 이번 산행길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가파른 오르막이 많은 데다 군데군데 암반이 가로막고 있어 코스마다 적절한 체력안배와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안전사고이다. 또 겨우내 얼었던 얼음이 녹아 낙엽이 물기를 머금고 있어 미끄 럽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산행코스는 경북 청도군 매전면 황점리 운문사 버스정류장-등심바위-666봉-대 비재-영남알프스 주능선-팔풍재-억산(944m)-석골사-경남 밀양군 산내면 원서리 로 이어지는데 산행시간은 5-7시간 정도 걸린다.

산행은 운문사 버스정류장에서 출발, 주차장을 끼고 흐르는 개천을 건너면 바 로 시작된다. 주차장 왼쪽 모서리쪽을 보면 `원두막 집'이라는 간판이 서있다.

이 곳 제방으로 올라 개천으로 내려서면 부서진 다리가 눈에 들어 온다.

여기서 개천을 건너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10여분 오르면 잘 단장돤 묘지 한 기와 만난다.

이곳에서 왼쪽 아래 개울로 내려서면 가파른 오르막이 산행자를 반긴다. 지금부터 등심바위까지는 단단히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물을 먹은 낙엽이 미그러운데다 경사도 심해 서둘지 말고 천천히 올라야한다. 15분여 숨을 몰아쉬고 오르면 한기의 묘지를 지나게 된다. 이 묘지를 뒤로 하 면 커다란 암반이 산행자를 가로 막는다. 바위의 오른쪽으로 트래버스해 올라 서면 커다란 암반봉우리인 등심바위 밑에 선다.

등심바위에는 자일이 설치돼 있어 누구나 오를 수 있다. 한번 올라 가 본다. 경남북의 크고 작은 산들을 한 눈에 들어 온다. 동남쪽으로 가지산 운문산 억 산으로 이어지는 내륙 알프스의 능선은 물론 그 뒤로 재약산 등이, 북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멀리 팔공산을 비롯 크고 작은 연봉들이 자리하고 있다.

등심바위에서 이어지는 산행로는 내리막 길이다. 경사도가 만만하지 않은데다 바위들이 등산로 곳곳에 박혀있어 조심조심 내려가야 한다. 이 길을 내려가면 다시 오르막이다. 그러나 경사도 심하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좌우의 계곡풍 경을 즐기며 걸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비구니 수행도량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운문사의 전 경이 왼쪽으로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깊은 계곡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비경이 계속된다. 등심바위에서 40여분이면 이름없은 `재'에 닿는다. 재에 서 면 눈 앞을 거대한 봉우리가 가로 막고 있는데 이곳이 666봉이다. 재에는 좌우 로 산행로가 열려 있다. 왼쪽은 운문사, 오른쪽은 대비사로 내려가는 산행로 다.

조금 휴식을 취한뒤 다시 마음을 다잡아 오른다. 20여분을 힘들게 올라서면 666봉에 서고 여기서 조금 더 가면 헬기장이 산행자를 반긴다. 이곳에서 휴식 도 취하고 준비해 온 음식으로 식사를 하면 된다. 산행로는 동쪽(왔던 산행로 의 반대편)으로 계속된다. 편안한 마음으로 10여분 가면 다시 헬기장을 지나게 된다. 이곳에서도 5분정도는 걷기좋은 산행로가 이어진다.

봉우리가 산행자를 가로막고 서 있는 지점에 서면 다시 산행로는 가팔라진다. 마음을 다잡고 숨을 몰아쉬며 오르면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는다. 바위 왼쪽으 로 트래버스하면 고개에 올라선다.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뒤 20여분이면 지능선 (支稜線)에 닿고 여기서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 20여분 가면 내륙 알프스의 주능선에 닿는다. 주능선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오른쪽으로 열려 있다. 왼 쪽 길은 운문산으로 해 가지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만약 이번 산행코스가 마음 에 들지 않는 산악동호인들은 영남알프스 주능으로 오르는 남동쪽(왼쪽) 산행 로를 선택해도 좋다. 그러나 이 코스는 체력소모가 많은 만큼 초보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능선길을 5분여 가면 팔풍재에 닿는다. 사방으로 길이 열려 있다. 직진하면 억산으로 오르는 길이고 왼쪽이 석골사, 오른쪽이 대비사 길이다. 여기서 체력이 부치는 사람은 왼쪽으로 바로 하산하면 된다. 그러나 목표가 억산인 산행자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올라야 한다. 특히 팔풍재에서 억산까지는 까다로운 산행로가 많은 만큼 조심해야 한다. 팔풍재에서 억산정상 까지는 15-20분이면 닿는다.

하산길은 정상 표지석이 서 있는 곳을 중심으로 남서쪽으로 열려 있다. 북암산 가는 길이다. 정상에서 서쪽으로 열려 있는 산행로는 구만계곡으로 내려가는 산행로다. 능선을 타고 200여m가면 헬기장과 마주친다. 여기서 20여분 능선을 걷다보면 갈림길에 선다. 직진하면 북암산으로 가진다. 하산길은 왼쪽 아래로 열려 있다.

# 교통편

산행기점인 청도군 매전면 황점리까지는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부산역이나 구포역에서 청도역을 경유하는 무궁화호나 통일호를 이용하면 된다.

청도에서 하차한 뒤 50여m 거리에 있는 청도시외버스정류장에서 운문사행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된다. 청도역을 경유하는 열차는 부산역에서 매 시간대마다 2회 출발한다. 하지만 산행시간이 5-7시간 소요되는 만큼 늦어도 부산역에서 오전 8시 20분에 출발하는 무궁화열차를 이용하는 게 좋다.

운문사행버스도 1시간 단위로 출발하기 때문에 별 어려움이 없다. 하산해서는 남명리에서 밀양으로 가는 완행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30분 단위로, 오후 7시30분까지 다닌다.




배병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