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키오토 2007. 8. 17. 14:14
 


능선 접어들면 산밤 '후두둑'

이번 주는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산행하는 재미가 아주 뛰어난 밀양시 산외면 소재 낙화산(落花山)을 찾았다. 정상으로 가는 도중 봉우리가 열댓개 되는 산으로 이 봉우리들을 그다지 힘들지 않게 넘을 수 있어 그 재미가 상당하다. 따라서 많은 산행가들이 이 산을 밟으려고 생각을 하고 있느나 코스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라 섣불리 발을 내딛지 못하는 형편이다.

산행시간은 6시간 30분에서 7시간 정도로 예상을 하면되고 수통의 물은 미리 준비하거나 산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골안마을에서 채울 수 있다. 산행구간에는 물이 전혀 없으며 초보자들은 산행시간을 단축시켜야 어둡기전에 하산이 가능하다. 갈수록 해가 짧아져 어정거리다간 곤란을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밀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단장면입구 삼거리인 금곡에 하차한다. 오전9시10분발 버스는 타야 안심이 된다. 부산역에선 오전7시20분 기차를 타야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금곡에 내려 삼거리에 서면 표충사로 가는 길과 언양으로 가는 길이 갈라져 있다. 갈라지는 지점에 황제다방과 수연상회가 나란히 있으며 이 사이에 난 시멘트길로 들어간다. 이 길을 따라 30분 가량 걷는다. 시멘트길이라 불편하지만 길주위에 벼가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이고 있고 감밭에선 주홍빛을 띤 감들이 먹음직스럽게 달려 있어 지겹지 않다. 본촌동사무소앞으로 해서 계속 오르면 길이 끝나는 지점쯤에 집이 있다. 여기가 골안마을로 개들이 쪼르르 달려와서 짖어댄다. 부산서 정년퇴직한 부부가 생활하고 있다. 물 한모금 얻어 마시고 나오면 30m앞에서 시멘트포장이 끝나는데 30m 더 앞에 산으로 90도 꺾어지는 경운기길이 있다. 이 길을 30m오르다 오른쪽 산길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산밤이 후두둑 떨어진다. 오른 쪽으로 비스듬히 탄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10분쯤 들어가다 바로 산으로 오르는 큰 길을 버리고 역시 오른 쪽길을 따른다. 리본을 잘 참조한다. 곧 너덜겅을 만나게 된다. 얼마안가 또 긴 너덜겅을 만나는데 너덜겅을 계속 타기 보다는 오른 쪽으로 너덜겅과 거의 평행하게 난 산행로를 타는게 수월하다. 오르막이 이어진다. 40분쯤이면 지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소나무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죽어 자빠져 있는 것들이 발에 자주 밟힌다.

능선에서 오른 쪽 길을 따른다. 이제부턴 이 능선만 계속 밟으면 된다. 길도 묵고 다른 사람들이 산행한 흔적이 거의 없다. 크게 힘들지 않게 2시간 정도를 가면 잡초가 많이 자란 헬기장이다. 점심을 여기서 먹으면 적당하다. 앞으로 넘어야할 봉우리들과 낙화산정상이 말발굽모양으로 멋들어지게 펼쳐져 있다.

다시 길을 따라 30-40분 더 가면 측량용깃대가 나타난다. 여기서 깃대 아래로 난 산행로를 따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윗길인 똑 바로 가는 길을 계속 간다. 이제 왼쪽으로 굽어져 있는 봉우리와 정상을 보고 걷는다. 얼핏 보기에 봉우리가 8, 9개 정도로 보이나 막상 넘다보면 열댓개는 될성싶은데 정확한 숫자는 세어지지 않는다.

앞에 뾰족한 봉우리가 나타난다. 이 것이 송곳봉인데 저걸 넘으려면 제법 힘들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막상 넘다보면 그렇지 만도 않다. 봉우리들이 크게 높지않고 볼록볼록 솟아있어 하나 넘으면 또 하나가 이어지는 재미가 산행의 맛을 더해준다. 꾼들이 찾는 산이 바로 이런 산이다. 밋밋한 능선만 이어진 산 보다는 오르락내리락 하는 기분과 바위군락도 거치므로 재미가 살뜰하다. 큰 바위를 지날 때는 배낭이 나무끝이나 바위에 걸리지 않도록 항시 조심을 하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이 봉우리들을 다 지나야 낙화산정상이다. 표지석도 없어 국제신문의 노랑리본 뒷면에 `정상'이라고 볼펜으로 글씨를 적어 놓은 것 뿐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나 여기까지 4시간에서 5시간 정도 걸린다.

하산은 낙화산뒤로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20분쯤 더 가면 아래로 가는 길과 위로 꺾어지는 길이 나오는데 위로 방향을 트는 길로 잡아 하산한다. 위로 길을 잡으면 바로 보두산정상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하산. 길을 따라 20-30분 내려가다 왼쪽으로 길을 꺾는다. 특히 이 인근의 길은 솔잎에 묻혀버려 잘못 지나칠 수도 있으니 리본을 잘 참조한다.

내려가다 큰 암벽을 만난다. 암벽을 타도 되고 아래로 돌아도 되는데 위험성이 있으므로 길을 따른다. 쭉 길을 따라 그냥 하산한다. 산행종착지는 평능마을이다. 여기서 유천역으로 간다. 걸으면 30분 가량 걸리므로 버스를 이용한다. 유천역에서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온다.


조해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