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산행기/부산근교산

수정산∼엄광산∼승학산

모스키오토 2007. 8. 13. 16:57

 

억새물결아래 굽이치는 낙동강

이번 주는 부산시내에서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산을 찾았다. `수정산-엄광산-승학산'산행로는 곳곳에 울긋불긋한 가을색이 번지고 능선에서 내려다 보이는 낙동강도 소리없이 가을옷으로 갈아입는 것을 볼 수있는 코스이다.

동구에 있는 수정산에서 시작, 엄광산 꽃마을을 거쳐 승학산정상에 올랐다가 동아대 승학캠퍼스로 내려오게 된다. 이 코스는 부산시내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 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능선을 타고 종주를 하는 사람들은 없고 약수 뜨러 운동삼아 오는 인근 주민 몇몇만 다닐 뿐이다.

어느 산이나 나름대로 특성이 있지만 특히 승학산 정상인근 사면의 억새는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산들에 못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평원에 억새만 펼쳐져 있는 모습보다는 사면의 억새 아래로 낙동강물이 굽이쳐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 그림같은 풍경을 보노라면 저절로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되고 사진작가가 된다.

산행은 범일동 안창마을입구에 있는 세계 기독교 통일신령협회 범냇골성지로 올라가면서 시작한다. 안창마을입구로 가는 시내버스는 87번(아미동-연산9동)과 291번(남산동-안창마을)이 있으며 지하철을 이용한다면 부산진역에 내려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 정도다.

입구에서 언덕을 5분 가량 오르면 보이는 `눈물의 바위'표지판을 따른다. 곧 本聖地(본성지)표지석을 만난다. 그 위엔 통일교 문선명교주가 기도를 했다는 기도바위가 있다. 이 바위위 철망문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인 산행로가 나타난다.

이 길이 능선길이므로 능선을 탄다. 물론 종주를 하므로 계속 능선을 타기만 하면 된다. 15분쯤 가면 휴식터와 약수가 있다. 여기서 10분쯤 더 가면 능선중에 제일 높다고 생각되는 지점 오른 편에 돌을 둥글게 모아 놓은 곳이 수정산 정상(316m)이다. 정상이라고 별 표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산행시작한지 1시간 40분쯤이면 야트막한 성터에 이어 석간수가 흘러내리는 약수터와 휴식터가 있다. 바위밑으로 몸을 구부려 들어가 시원한 약수를 한 모금 마시고 능선을 계속 따른다.

한 20분 쯤 가면 시야가 탁 트인 봉우리에 도달하는데 왼쪽으로 45도 방향으로 보이는 산이 구봉산이고 오른 편 능선으로 연결돼 보이는 송신탑 왼쪽의 산이 엄광산이다. 그 엄광산왼편으로 보이는 산이 구덕산.

봉우리에서 내려서 오른 쪽으로 엄광산능선을 따른다.

쉬지않고 간다면 엄광산정상까지는 30분이면 도달한다. 하지만 정상 못가 앞에 우뚝 서 있는 봉우리(일명 삼각봉)에 서면 쉬지 않을 수 없다. 이 봉우리는 엄광산 수정산 백양산으로 가는 세갈래 길을 갖고 있으므로 산꾼들이 삼각봉이라 부른다. 삼각봉은 시야가 뛰어나다. 북쪽 정면인 주례 가야쪽 너머로 백양산이 금정산으로 이어져 있다.

이 삼각봉에서 약간 위에 있는 봉에서 주례쪽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다대포 몰운대에서 시작한 낙동정맥이 백양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엄광산 정상(503.9m). 얼마전까지 고원견산으로 불리던 산인데 `부산을 가꾸는 모임'이 지난 95년 4월에 엄광산(嚴光山)이라는 이름을 찾아주고 정상표지석을 세웠다. 이 산의 정상조망 역시 뛰어나다.

여기서부터 꽃마을로 가는 길이다. 꽃마을로 가는 길에서는 인근 내원정사에서 울리는 독경소리를 들을 수 있다. 꽃마을까지는 30분. 처음 만나는 장미화원에서 100m 아래에 시멘트길이 있다. 이 길 30m앞 전봇대에서 왼쪽길로 내려간다. 전봇대에 등대집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

길따라 내려가면 꽃마을버스종점이 있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윗길로 오른다. 윗길로 접어들면 산물을 가두어두는 탱크가 있으며 이 탱크에서 수통의 물을 채울 수 있다. 이제 당분간 지겹지만 시멘트길을 따라 30분 넘게 걸어야 한다. 부산지방 기상청 레이더기지 표지판과 노인복지원인 안나원건물을 볼 수 있다.

시멘트길이 끝났다 생각되는 지점이 봉우리정상. 벤치가 있는 넓은 공터가 나오고 시야가 탁 트인다. 왼쪽으로 보이는 곳이 기상청레이더기지. 남동쪽으로 아미산이 보인다. 오른 쪽으로 능선을 계속 탄다.

1시간 가량 능선을 타면 하단쪽으로 내려가는 임도가 길게 늘어져 있고 이 임도를 건너면 산불방지용 대형 물통2개가 있는데 그 옆으로 능선을 탄다. 이제부터 능선좌우로 산록면에 펼쳐진 환상적인 억새를 구경할 수 있다. 승학산봉우리가 억새 사이로 앞에 우뚝 솟아 있고 오른 쪽 멀리 낙동강과 김해평야가 가을색을 띠고 있다.

이렇게 억새를 실컷 온몸으로 즐기고 가면 신선봉이라는 뾰족한 바위봉우리가 산행의 운치를 더해준다. 신선봉을 거쳐 조금 더 가면 승학산정상이다.

승학산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이 가파르다. 동아대까지는 40분 정도 걸리는데 10분쯤 아래에서 왼편으로 건국중학교 내려가는 길이 있으나 계속 능선을 따라 하산하면 동아대 학군단옆 테니스장옆을 거쳐 경영대학건물로 내려서면서 산행을 마치게 된다. 총산행소요시간은 6시간내외.

 

 

                                                                                                                                             조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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