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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숲길 가족산행 적당
조망이 뛰어나고 계절의 구분없이 사시사철 산행의 기쁨을 만끽 할 수 있는 산이 부산시내권에 그리 많지 않다.
뒷동산같은 산에 올라서면 발 아래로 보이는 출렁이는 바다에 훌쩍 몸을 날리고 싶은 욕망이 이는 산. 가까이 있지만 산꾼들이 공개하지 않고 혼자만 다니는 그런 산을 찾았다.
기장의 해안선을 끼고 있는 남산(일명 봉대산.228.2m)에서 연화봉(149.7m)을 거쳐 석산마을로 하산하는 코스.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면 남산만 타면 적당하다. 연화봉은 잡목이 많아 나들이 할 만한 산은 못되기 때문.
버스로 기장까지 갈 경우 기장시내와 죽성마을로 들어가는 삼거리 조금 못미쳐 있는 청강버스정류장에 하차한다. 여기서 삼거리로 가 죽성마을 방향 도로를 따라 걷는다. 10분 쯤 걸으면 신천마을 집들이 도로 주변에 산재해 있는데 도로를 따라 마지막 오른쪽 집 끝지점에 서서 산을 바라보면 앞에 보이는 산이 남산이다. 이 인근의 사람들도 남산에 올라가는 길을 잘 모른다고 할 만큼 알려져 있지않다.
마지막집옆 논둑으로 올라서서 논둑길을 밟고 이 집뒤를 돌아 산길로 접어든다. 산으로 들어서면 바로 숲속길. 땀을 뺄 요량이면 여기서 쉬지않고 오른다. 다른 곳에서는 특히 땀을 흘릴만 한 곳이 없다. 50분 가까이 오르면 오른 쪽 아래(청강방면)에서 올라오는 산행로와 만나게 되는데 왼편 윗길을 따라 150m쯤 가면 무덤이 하나 나오고 50m앞에는 헬기장이 있다. 헬기장 오른편에 봉수대입간판이 있는데 정상에 있었던 것이 관리소홀로 여기에 와 뒹구는 것이다.
헬기장을 지나면 시원한 억새구릉지가 나오고 바닷내음이 상큼하게 바람에 묻어난다. 300m쯤 가면 남산정상. 정상에 둥글게 돌을 쌓은 흔적이 있는데 여기가 그 유명한 남산봉수대다. 이 봉수대는 고려 성종4년(985년)에 설치돼 고종31년(1894년) 갑오경장 때 폐지됐다. 이 봉수대는 경상지역 봉수로중 간봉 제8호로서 남으로 감비오산 황령산봉수대로, 북으로 이길봉수대로 연락하였다.
주요한 군사적인 역할을 했던 이 봉수대는 부산시 문화재자료 제2호로 지정돼 있으나 흔적만 있을 뿐이므로 담당 관청에서 복원을 해 우리고장의 문화유산으로 홍보를 하면 교육적인 효과도 대단할 것이다.
여기서 북으로 죽성해안과 일광 서생바다까지 보이고 남으로는 대변항과 송정까지 해안선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다. 아마 부산에서 해안선을 이처럼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산은 없을 것이다. 아이들과 같이 왔다면 여기서 간식과 도시락을 먹으면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하루를 보내도 그 어떤 명승지 보다 신이 날 것이다. 더 이상 산행을 하고 싶지 않다면 정상 아래에 있는 초소에서 신천마을로 내려가는 길로 하산하면 하루 나들이는 충분히 된다.
청강에서 올라오던 길을 따라 내려가면 약수터가 나온다. 도중에 왼쪽으로 갈라지는 길이 두군데 있으나 신경쓰지 말고 하산하면 된다. 기장에서 대변으로 들어가는 입구도로에 내려서게 되는데 목화모텔앞이다. 여기까지 사람에 따라 다르나 2시간 정도 잡으면 되고 나들이겸 나왔다면 여기서 산행을 마치고 대변에 가 생선회를 먹든지 즐거운 시간을 가지면 된다.
계속 산행을 한다면 대변방면으로 200m가량 가 주공아파트를 지나 산을 마주보면서 밭으로 들어가는데 조그만 나무다리를 건너 206동 아파트 베란다쪽으로 붙어 산으로 오르면 시멘트포장길이 나온다. 여기서 100m쯤 가다 오른 쪽 산으로 리본을 보고 꺾어 들어간다. 이 길을 따라 무리없이 20분 쯤 가면 소나무숲사이로 대변항이 시야에 들어오고 무덤이 하나 나온다. 무덤 바로 위에서 오른 쪽 아래로 30m 가파르게 내려가면 대변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 오른편으로 방향을 잡아 길을 따른다. 연화봉가는 길은 초입부터 그렇지만 근교산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숲이 우거져 밀림속을 걷는 기분이다.
좌우로 갈라지는 길이 있으나 상관없이 해변과 평행되게 앞으로 계속 가면 된다. 20분쯤 걸으면 임도가 나오는데 여기서 200m앞의 삭막한 임도쪽길을 버리고 좌측위 숲속으로 들어간다. 아카시아군락지다. 30분 정도는 길이 넓고 좋다. 삼거리를 만나나 숲속으로 직진한다.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길로 조금 들어가 야트막한 철조망을 넘으면 무덤이 나온다. 묘위로 돌아가면 빨간 황토가 드러나 있는 임도를 만나는데 왼쪽으로 50m쯤 아래에서 오른 쪽 산으로 접어든다.
20분 정도 가다 오른 쪽으로 50m 올라가면 연화봉정상. 정상이라 해봐야 특별한 조망도 없고 야트막하다. 누가 기도를 드리던 곳인지 돌을 쌓아 슬레이트로 천장을 만들어 놓았다.
여기서 좀전에 가던 길로 내려가 30분쯤가면 산죽군락지가 나온다. 산죽군락지가 끝날 때쯤에 오른 쪽으로 길을 잡아 하산한다. 송정 기장간 도로로 내려서면 모든 산행을 마치게 되므로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총산행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나 대략 5시간에서 7시간가량 걸린다.
조해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