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산행기/울산,양산

폭포산행(2) 배내봉의 폭포

모스키오토 2007. 8. 16. 17:52
'저 물줄기 당차기도 해라 …' 근교산 취재팀이 거친 숨소리를 내며 끊임없이 낙수를 쏟아내는 장군폭포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나타(懶楕)와 안정을 뒤집어 놓은 듯이/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 (김수영의 ‘폭포’ 중에서)

배내봉 기슭에서 만난 무명 폭포 앞에서 근교산 취재팀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걸음을 멈췄다. 물 소리만 듣고 숲속을 헤매던 취재팀 앞에 파래소폭포(신불산) 홍류폭포(간월산) 홍룡폭포(재약산)를 능가하는 폭포가 웅자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에 자리한 배내봉은 산악 동호인들에게는 영남알프스 고봉들을 거쳐가는 경유지로 알려져 있다. 배내고개에서 올라오는 동호인이라면 배내봉을 올라야만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등의 연봉으로 이어갈 수 있다. 이같은 ‘경유지’ 배내봉에서 새로운 폭포산행 길을 발견한 것은 취재팀으로서도 큰 행운이었다.

이번 산행의 구간은 ‘울주군 상북면 거리마을회관~지곡저수지~당나무~취수탱크~무명폭포(장군폭포)~가건물~용소~삼거리~상수원 호스~능선~배내봉(966�)~오두산재~삼거리~거리마을회관’으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5시간~5시간30분.

언양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명촌리행 버스를 타고 가다 거리(巨里)마을에서 내린다. 버스에서 내리면 새마을회관이 있는 사거리. 회관 뒤로 우뚝 솟은 산을 바라보며 들어간다. 지곡마을회관을 지난 뒤 지곡저수지를 따라 걸어간다. 5분 뒤 당나무가 있는 사거리에 닿는다.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쇠줄을 박아놓은 쪽으로 직진해 들어간다. 이곳이 들머리다.

계곡수 흐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10분 뒤 물탱크를 만나면 발걸음을 늦춰야 한다. 이번 산행의 백미라할 수 있는 폭포길이 숨어 있다. 물탱크에서 20여� 위 왼쪽 길섶으로 샛길이 보일 듯 말 듯 열려 있다. 수풀을 헤치고 들어서면 의외로 길이 뚜렷하다. 50여� 떨어진 무덤을 지나면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300여� 잡목을 헤치고 들어서니 하얀 포말을 내뿜으며 장쾌하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만날 수 있었다.

폭포는 30여�의 높이로 두 폭에 걸쳐 걸려 있다. 폭포 위에는 멋드러진 바위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장군바위다. 장군바위 아래 걸려 있는 폭포. 그래서 취재팀은 이 폭포를 장군폭포라 부르기로 했다.

폭포의 오른쪽 비탈을 타면 장군바위로 올라갈 수 있다. 장군바위에서 바라본 폭포는 마치 설악산의 복숭아탕을 연상케 하는 소(沼)를 머금고 있었다.

폭포와 장군바위에서 빠져나와 다시 산행을 이어간다. 폭포수의 장쾌한 낙수 소리가 끊기자 계곡수의 청량한 물소리가 대신한다. 매끄러운 암반이 펼쳐진 계곡을 건너면 가건물이 보인다. 가건물을 지나면 오솔길이 시작된다.

왼쪽으로 호쾌한 계곡이 이어진다. 왼쪽으로 살짝 내려 닿는 길을 따라가니 물돌이가 치는 시퍼런 소가 있다. 이곳이 ‘용소’다. 용소를 지나면 곧 삼거리다. 왼쪽이 이번 산행의 등반길이다. 산길이 계곡 속으로 빠져든다. 계곡수를 아랫마을로 실어나르는 대형 물 호스가 길을 따라 설치돼 있다. 수풀이 우거지고 수량이 많아 한여름에도 서늘한 느낌이 드는 구간이다.

너덜이 시작되면서 계곡은 서서히 잦아든다. 산행로는 좁지만 길을 잃어버릴 정도는 아니다. 취재팀은 국제신문 근교산 리본을 촘촘히 매달아 놓았다. 너덜 끝까지 치고 오르면 대형 암봉이 길을 막고 있다. 이곳은 능선으로 오르는 중요한 갈림길이다. 반드시 오른쪽으로 꺾어야 한다. 잡목이 많은 틈새로 오르막길이 보일 것이다. 100여� 오르면 석간수가 흐르는 샘터를 만난다.

정상을 앞두면 경사도 심해지는 법이다. 30분 정도 거친 된비알과 모진 싸움을 한 뒤에야 비로소 하늘을 볼 수 있는 마루금(능선)에 오를 수 있다. 능선은 배내봉과 오두산을 잇는 길로 초원지대처럼 넓고 평탄하다. 능선 오른쪽에 이정표가 서 있다. 이정표는 오두산 배내봉 가는 길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능선에서 왼쪽으로 5분여 떨기나무(관목)를 헤쳐나가면 배내봉에 닿을 수 있다. 배내봉은 영남알프스를 조망하는 제1의 전망대. 이곳에서 바라본 고산준령의 풍광은 탄성을 자아낸다. 운이 좋다면 가지산 신불산을 휘도는 운무의 파노라마를 생생하게 관찰할 수도 있다.

하산은 오두산 쪽이다. 배내봉 멧부리에서 되돌아 내려간다. 이정표, 헬기장을 지나 직진한다. 수림이 머리 위를 뒤덮기 시작한다. 그러나 갈림길이 없는 깨끗한 능선길이므로 길을 잃어버릴 위험은 없다. 25분 가량 능선길을 오르내리면 오두산재에 닿는다. 사거리인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간다. 직진하면 오두산, 왼쪽은 배내고개로 떨어진다.

오른쪽 길은 옛사람들이 많이 사용한 듯 폭이 넓고 깨끗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르내리는 사람이 없어 수풀과 잡목이 제법 웃자라 있다. 20여분 산허리를 타고 도는 흙길을 따라 내려오면 다시 물 소리가 들린다. 시원한 하산길이 시작된다. 이름을 알 수 없는 크고 작은 폭포들이 경쟁하듯 나타난다. 물줄기가 꼬리를 물고 떨어지는 실폭, 폭넓은 계곡수가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와폭 등이 이마에 맺힌 땀을 시원스레 떨쳐준다.

30여분 계곡길을 따라 내려오면 오를 때 만났던 삼거리와 다시 만난다. 가건물 물탱크를 지나 마을까지 30여분이면 충분하다.

 

교통편


부산 명륜동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언양행 버스를 탄다. 요금 2천6백원. 40분 가량 소요. 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언양 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명촌리행 버스를 탄다. 오전 7시10분, 8시15분, 9시10분, 10시10분 등에 있다. 1일 11회 운행, 요금 630원. 명촌리행 버스를 타고 가다 거리정류소에서 내린다.

이번 산행은 원점회귀 산행이다. 따라서 산을 내려온 뒤, 거리정류소에서 언양행 버스를 탈 수 있다. 오후 4시10분, 5시10분, 6시50분, 8시10분께 버스가 지나간다. 승용차를 가져간다면 ‘경부고속도로 언양나들목→석남사방면 24번국도→상북면사무소앞 삼거리 좌회전→거리마을→지곡저수지’로 들어간다. 들머리인 당나무 앞까지 차량이 갈 수 있다.


/ 글·사진=박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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