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산행기/밀양,청도

청도 문복산

모스키오토 2007. 8. 17. 12:24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밟으면 으스러져 버릴 듯한 고운 낙엽길.어찌 걷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사각 사각 하루종일 귀에서 맴도는 낙엽 소리. 숫제 리듬이 되어 귀청을 울린다. 아무도 없는 산길을 걷는다. 낙엽 바스러지는 소리는 도심 소음으로 찌든 귓속을 깨끗이 씻어 주는 듯하다.

누군가 그랬다. 가을은 억새로 시작하고, 단풍으로 절정에 달했다가 낙엽으로 끝맺는다고. 마지막 남은 한 점의 붉은 기운마저 태워 버린 잎새들이 생기를 잃고 한잎 두잎 떨어지고 있다. 바야흐로 낙엽의 계절이다.

이번 주는 낙엽을 밟으러 떠난다. 햇 낙엽으로 가득 찬 청도 문복산이 그 목적지다. 문복산은 영남알프스의 하나. 그러나 이웃한 가지산의 명성에 가린데다 교통편이 원활하지 않아 산꾼의 발길이 뜸한 곳이다.

문복산 산행은 운문령에서 시작해 경주로 넘어가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이 경우 오후 4시 이전에 쫓기듯 내려가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이번 산행은 청도군 운문면 삼계리에서 시작해 끝을 맺는 원점회귀 산행으로 엮는다. 삼계리는 버스편이 비교적 늦게까지 있는데다, 개인 차량도 이용할 수 있어 넉넉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구간은 ‘칠성가든~임도~능선~904�봉~헬기장~바위전망대~문복산(文福山·1013.5�)~삼거리~암봉~안부삼거리~삼계리계곡~69번지방도~칠성가든’으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5시간 30분 가량.

청도버스터미널에서 동곡·삼계리행 버스를 타고 가다 삼계리에서 내린다. 버스에서 내리면 칠성가든이 보인다. 칠성가든 도로 건너 맞은편에 벽돌집이 있다. 벽돌집 왼쪽으로 도로교통 표지판이 보인다. 벽돌집과 표지판 사이를 확인하자. 임도가 있다. 임도로 들어서면 산불위험 표지판이 먼저 눈에 띈다. 표지판을 지나 10여�만 올라간다. 오른쪽으로 오솔길이 슬그머니 열려 있다. 큰 길을 버리고 오솔길로 파고든다. 이곳이 들머리다.

산행 시작전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자. 들머리부터 거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구불구불한 오르막길이 20분 가량 쉼없이 이어진다. 쌍두봉이 보이는 바위전망대에 다달아서야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다.

백씨묘를 지나면 때론 완만하게, 때론 치고올라 가는 오르막 능선이다. 30분간 꾸준히 올라가면 무덤 1기가 나온다. 낙엽 사각거리는 소리가 조용한 산길을 퍼져나간다. 산꾼들이 잘 찾지 않는 길이어서 발목까지 차 오른 낙엽은 그 어디보다 곱다.

20분 가량 더 오르면 전망 좋은 904M봉이다. 멀리 굽이치는 69번 지방도가 운문령을 힘겹게 넘어가고, 운문산에 파묻힌 자연휴양림이 고즈넉하다.

봉우리를 100여� 지나면 비로소 완만한 능선이 시작된다. 5분쯤 뒤 들꽃이 만발한 헬기장에 닿는다. 서쪽으로 문복산이 살짝 돋아 있다. 10분 간격으로 두 개의 헬기장이 더 나온다. 그 사이 운문령과 문복산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와 있다.

세번째 헬기장을 지나 10분만 가면 삼거리 갈래길이 있는 바위전망대다. 왼쪽으로 능선을 계속 타며 문복산 쪽으로 걸어나간다. 오른쪽 내리막으로 떨어지면 운문령으로 간다.

경주 산내면을 내려다볼 수 있는 칼능선이 30분 가량 이어 진다. 곳곳에 바위구간이 자리잡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 능선이 슬그머니 왼쪽으로 휘어 간다. 잠시 아래로 내려닿는가 싶더니 다시 오르막길이다. 이때쯤이면 서서히 체력이 떨어진다. 15분만 참고 올라 보자. 바위전망대에 다다를 수 있다. 계곡 너머 드림바위가 장쾌하다.

전망대에서 100여M 위는 돌무더기가 있는 삼거리다. 오른쪽으로 헬기장이 보인다. 헬기장으로 잠시 내려앉았다 다시 오르면 자그마한 정상석이 기다리고 있다. 문복산 정상이다.

정상에도 삼거리가 있다. 갈 길은 오른쪽인 동쪽이다. 진행 방향으로 보자면 직진.

하산길에는 두 번의 중요지점이 있다. 정상에서 150여M 내려오다 왼쪽으로 꺾어야 한다. 200여M 내려오다 삼거리에서 다시 왼쪽으로 틀어야 한다. 갈래길 두 곳이 모두 옅으므로 다소간의 눈썰미가 필요하다.

길을 제대로 잡았다면 바위전망대를 잇따라 만날 수 있다. 바위전망대 끝머리에 절벽길이 있다. 암봉 사이를 비집고 내려와야 하는 길이다. 눈비가 오는 날은 다소 위험하다.

마지막 중요 지점이다. 10여분 뒤 안부에서 삼거리를 만난다. 안부에서 올려다 보면 진행 방향으로 철탑을 허문 봉우리가 보인다. 여기서 능선길을 포기하고 하산 한다. 왼쪽으로 꺾어 내려간다. 직진하면 옹강산으로 이어간다.

제법 비탈진 내리막이다. 10여M 내려오다 왼쪽 비탈로 산허리를 가르듯 흘러나간다. 길이 옅다. 20분 가량 내려오면 잠시 숨통이 틔는 바위전망대. 20분 정도 더 내려가면 계곡에 닿는다. 지난 봄 고로쇠 수액을 채취해 갔을 호스가 곳곳에 보인다.

계곡부터는 뚜렷한 산길이 이어진다. 곧 임도를 만난다. 너른 길만 따라 내려가도록 한다. 호스가 하산길을 따라 내려간다. 도로까지는 1시간30분 가량 걸린다. 낙엽 쌓인 계곡길이 운치있다. 산행의 여운을 음미하며 여유있게 걸어 보자. 69번 지방도에 닿으면 왼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10여분 걸어가면 기점이었던 칠성가든에 닿는다.

/ 글·사진 박병률 기자

/ 산행문의=이창우 대장 / 만어산장 051-245-7005


 
▶ 교통편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일찍 나서야 한다.

부산에서 청도까지 기차를 이용한다. 오전 6시15분에는 반드시 타야 한다. 무궁화호 주말 4천7백원.

청도역에서 100� 떨어진 곳에 공용버스정류장이 있다. 이곳에서 동곡행 버스를 탄다. 오전 7시35분 7시45분 9시10분 10시20분 등에 출발한다. 버스요금은 2천1백원.

동곡에서는 삼계리·언양행 버스를 탄다. 오전 8시40분 11시 등에 있다. 요금은 1천7백원. 삼계리 칠성가든 앞에서 하차한다.

하산 뒤 칠성가든 앞에서 언양행 버스를 탈 수 있다. 오후 5시10분. 언양행 버스가 떠난다. 언양터미널에서 부산행 버스는 10분 간격으로 떠난다. 이보다 늦게 내려오면 오후 7시10분께 지나는 대구행 버스를 타야 한다. 이 버스는 대천 동곡 등을 지난다. 대천에서 내려 청도행 버스로 갈아타도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서울산 나들목→석남사방향 24번국도→석남사앞 덕현교 삼거리에서 우회전→운문령방향 69번지방도→운문령→삼계리’로 간다.

산행 기점과 종점이 되는 칠성가든(054-371-5287)에서는 라면 산채비빔밥 닭백숙 오리불고기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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