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산행기/밀양,청도

영남알프스 범봉

모스키오토 2007. 8. 17. 12:37
 
영남알프스를 오르는 산행자들에게 경남 밀양 석골사는 「전략적 요충」과도 같은 곳이다. 운문산 억산 구만산 수리봉 북암산 등 인근 주요 봉우리들을 향해 다양한 등산로가 뻗어올라가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친숙한 길목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석골사다.

「범봉 오르는 길」은 이런 점에서 예상치 못한 수확이었다. 범봉(966m)은 운문산에서 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한 가운데 자리잡은 봉우리다. 영남알프스의 명산인 억산(944m)보다 약간 높은 축이지만 평범한 생김새인데다 지척에 있는 운문산·억산의 명성에 가려 「경유지」 이상의 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다.

석골사에서 오르기 시작해 운문산으로 향하는 주등산로인 「상운암 가는 길」을 버리고, 범봉으로 직접 이어지는 능선을 택해 오르자 평범한 이 봉우리는 기막힌 조망을 품은 멋진 산행코스로 화려하게 탈바꿈했다.

이번 주 「영남알프스 범봉」의 산행경로는 석골사버스정류소∼석골사∼삼거리∼범봉∼헬기장∼못골∼청도 운문사로 이어진다. 6시간∼6시간30분 소요. 이 산행로의 알짜배기 매력은 「정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범봉 아래쪽에 있다. 취재팀은 범봉 정상까지 이어지는 능선구간을 「최고의 억산전망대」라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막상 억산 정상에 올랐다면 보이지 않을 웅장한 억산의 다양한 모습이 각도를 바꾸어가며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범봉을 지나 하산길에 접어들면 이번에는 밀양 위쪽으로 내달리는 영남알프스의 산군이 산수화에서나 볼 수있을 법한 모습으로 시야를 가득 채운다. 그러나 막상 범봉 정상에 오르면 이곳은 조망이 막힌 데다 좁은 공터에 불과해 볼품이 없다.

석골사정류소에서 하차하면 20분 정도 걸어야 석골사에 닿는다. 석골사입구에 샘이 있어 물을 담아갈 수 있다. 석골사를 지나치면 이내 「억산 2.5㎞(왼쪽 오르막길) 운문산 4㎞ 상운암 3.5㎞(큰 길 직진)」이라 써놓은 작은 표지판을 만난다. 큰 길을 따라 상운암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 길은 많은 산악동호인들이 몇번씩 다녀본 길일 것이다.

좌우로 간간이 나오는 갈림길들은 신경쓰지 말고 25분쯤 계곡쪽으로 올라서면 널찍한 공터에서 삼거리를 만난다. 큰길을 따라 직진하면 상운암 방면이다. 왼쪽으로는 또렷한 오솔길이 보인다.

이 지점은 많은 산악동호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온 장소다. 이 갈림길에서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상운암」쪽 길로 접어들어 운문산을 오른다. 그래서 이 방향으로는 많은 산행리본들이 달려있다. 하지만 왼쪽 오솔길은 더할 나위 없이 입구가 뚜렷하건만 단 한장의 산행리본도 달려있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저 길은 어디로 난 길일까」하고 호기심을 품었다가도 상운암쪽으로 올라가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범봉으로 가기 위해 취재팀이 택한 길은 바로 이 왼쪽 오솔길이다. 국제신문리본으로 「범봉 가는 길」이라는 표식을 해두었다. 5분쯤 이 숲속오솔길을 걸어가면 사방이 탁 트이면서 길이 오른쪽으로 꺾인다. 여기서 내리막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오솔길을 계속 따라가면 대비골로 내려가버리고 만다. 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크게 꺾어 능선위로 진입해야한다.

능선은 잡목이 많고 길도 매우 희미하다. 하지만 이 곳이 바로 「최고의 억산전망대」가 열리는 출발점이다. 이 능선은 암릉구간이다. 조망은 운문산과 억산쪽을 동시에 아우르고 바위길은 「때론 강하고 때론 약하게」 조성돼 있어 산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곳곳에 바위전망대가 휴식처도 마련해준다.

즐기듯 1시간 30분 정도면 숲속으로 접어들면서 작은 묘지 1기를 만난다. 묘지 뒤로는 길이 매우 희미해지는데 길을 뚫어가며 10분쯤 올라서자 주능선위의 좁고 또렷한 오솔길위에 올라선다. 오른쪽으로 꺾어 10분 남짓 웃자란 수풀사이를 헤쳐가면 작은 공터에 도착한다. 이 곳이 범봉 정상이다. 이 봉우리를 통과한 산악회들의 리본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취재팀은 정상표식을 달아놓고 하산길을 잡아나갔다. 올라선 방향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꺾어 30여m 내려서자 또렷한 산길을 만난다. 이 길을 따라 왼쪽으로 간다면 팔풍재쪽으로 통한다. 팔풍재에서는 석골사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취재팀은 이 좋은 길을 버리고 이 지점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직진하듯 내려섰다. 범봉을 넘어선 셈인데 길이 희미해짐과 동시에 운문산 이북의 영남알프스 산군이 한 눈에 잡히는 조망이 펼쳐진다. 첩첩산중이라는 말을 실감케하는 아름다운 한폭의 산수화다. 오른쪽 가장 높은 봉우리가 가지산, 정면으로는 지룡산 옹강산 등이 눈에 들어온다.

하산로는 산길이 매우 희미하고 잡목수풀이 성가시다. 능선을 이탈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산행을 이어가야 한다. 30분쯤 내려서자 고사목 한 그루가 서 있는 능선상의 돌출지점에 올라선다. 여기서 길이 헷갈리기 쉽다. 고사목을 지나치자마자 왼쪽 사면으로 치우치듯 내려서고 5분 뒤 재차 왼쪽으로 방향이 휜다. 무성한 숲속이라 길찾기에 신경을 써야한다.

25분 정도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오래된 헬기장을 통과하고 25분 정도 더 무성한 숲속을 걸어나오면 못골이라는 계곡으로 내려선다. 계곡 건너편 숲속으로 들어서면 이내 넓은 비포장도로와 만난다. 이 도로를 따라 20분 더 걸어가면 청도 운문사에 닿는다.

# 교통편

 
영남알프스쪽으로 산행갈 때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출발점인 밀양 석골사에서 시작한다.

부산을 출발기준점으로 삼으면 초입까지는 부산∼언양∼석남사∼석골사로 이어진다. 명륜동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편으로 우선 언양까지 간다. 15분 간격으로 차가 있다. 2천3백원. 언양버스터미널에서 차를 갈아타고 다시 석남사로 간다. 종점인 석남사 주차장에 하차하면 된다.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완행이 550원, 30분 마다 다니는 515번 좌석버스는 1천원. 25분 소요.

석남사 주차장에 도착하면 밀양 석골사로 넘어가는 버스가 오전 8시50분 9시55분 10시40분 낮 12시5분 등 대략 50분∼1시간15분 간격으로 하루 11회 다닌다.

하산길은 청도 운문사로 곧장 이어진다. 사하촌을 빠져나와 운문사 주차장에서 버스를 타고 청도까지 나온 뒤 열차편으로 부산으로 올 수 있다. 「운문사∼청도」간 버스는 오후 1시35분 2시20분 3시50분 4시50분 5시40분 7시15분(막차) 등 하루 모두 9회 운행한다.

'국제신문산행기 > 밀양,청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북청도 반룡산~발백산종주  (0) 2007.08.17
밀양 재약산 필봉  (0) 2007.08.17
청도 정상약수터~영천 구룡산  (0) 2007.08.17
밀양 형제봉~청도 화악산  (0) 2007.08.17
우령산~종남산 종주  (0) 2007.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