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산행기/밀양,청도

청도 수봉산-묘봉산

모스키오토 2007. 8. 17. 12:41
산행의 한 장르라고 말할 수는 없다해도 `경계선 산행'이라는 재미난 산타기 방식이 있다.

덩치가 큰 행정구역은 대개 산줄기를 따라 경계가 그어져 있게 마련인데 그 위를 따라 산행을 이어간다는 말이다.

이런 코스는 능선에 올라설 때부터 `왼쪽은 청도땅(경북), 오른쪽은 창녕땅(경남)'하는 식의 삼삼한 흥미 가 따라다닌다.

이번 주에 소개하는 `청도 수봉산(秀峰山.592.5m)-묘봉산(妙峰山.512.6m)' 코 스는 바로 이런 형국에 속한다.

들쭉날쭉한 능선위를 계속 걸어야 하는 근교산 특유의 워킹구간, 특별히 강력하게 눈길을 잡아끄는 조망 없이 `맨얼굴'같은 수수한 주변경치.... 하지만 창녕과 청도를 가르는 경남북 경계선 위의 한 구 간을 걷는다는 독특한 흥취가 산행의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산행경로는 경북 청도군 풍각면 금곡마을입구 금곡교-기와집 재실건물-(산길진 입)-마령치-수봉산정상-비티재(창녕-청도간 도로상)-342m봉-묘봉산정상-500m봉 -445.6m봉-고개-묘봉마을(경북 청도군 풍각면) 하산으로 이어진다.

5시간가량 소요.평범한 워킹산행구간임에도 산행시간이 평소보다 짧아진 데는 남모를 속 사정이 있었다.

일이 꼬인 것은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이 수봉산과 묘봉산을 갈라놓는 2차선 도로인 비티재를 통과하면서부터였다.

비티재를 벗어나 맞은편 산줄기로 올라붙자 길은 마치 `고속도로'처럼 시원하게 뚫려있었다.

하지만 취 재팀은 이 지점부터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무려 1시간 30분 넘게 헤매고 말 았다.

끝내 비티재를 출발한 원점까지 되돌아오고서야 그 이유를 알수 있었다.

비티재 도로위에서 산줄기로 올라붙은지 5분만에 만나는 첫번째 세갈래 갈림길 에서 넓게 뚫린 직진 행로를 버리고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좁은 왼쪽 소로로 접어들어야 했던 것이다.

여기서 상당한 시간을 까먹은 취재팀은 애초 묘봉산을 넘어 천왕산(지도참조)까지 산행을 이어가려던 계획을 막바지에 가서 수정해야만 했다.

경북 청도군 풍각면소재지 버스정류소에서 `금곡.화산행버스'편으로 금곡마을 입구의 금곡교까지 들어가야한다.

금곡교다리를 건너 100여m 마을안으로 들어 가자 길 오른쪽에 `상운문(祥雲門)'이라는 현액이 걸린 솟을대문의 재실건물 앞에 선다.

재실건물의 오른쪽으로 난 좁은 흙길로 들어서면 논 사이 농로를 잠시 걷다 바로 앞의 갈림길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틀어 계속 직진해나간다.

길은 골짜기 속으로 점점 더 들어가면서 어느새 주변의 논밭들은 없어지고 풍 경은 개울을 낀 산길로 바뀌어 간다.
마을주민들이 `큰골'이라고 부르던 이유 를 이곳에서 알게 된다.

마을을 출발한지 20여분만에 마지막 개울을 건너면서 소담스런 숲길이 시작되는데 이 길은 보기 드물게 새소리가 맑고 요란해 걷는 기분이 한결 상쾌해진다.

재실건물을 출발한 시각을 기준으로 30분 정도 산길을 타고오르자 마령치고개 에 도착한다.

옛적 청도 풍각에서 창녕으로 넘나들던 고개다.

마을노인들의 설 명대로 해묵은 잡목이 뒤엉켜있고 큰 나무 한그루가 뽑혀나간 자국이 선명하다.

마령치에서 왼쪽으로 꺾어 능선길을 밟아 오른지 20분이면 드문드문 바위가 박 혀있고 조망이 시원스럽게 열리는 수봉산 정상에 이내 도착할 수 있다.

화려하 지는 않아도 마음이 탁 트여 시원해지는 조망이 정겹게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삼아 뒤통수쪽에 젖꼭지처럼 톡 솟은 봉우리가 관기봉. 이 관기봉을 12시 기준점으로 할때 1시 방향 대구 최정산 2시 삼성산 3시쪽 선 의산과 용각산 4시 청도 남산과 화악산 6시 뒤쪽으로 화왕산 관룡산 등의 모습 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 온다.

직진해서 수봉산을 내려서면 잡목과 가시로 군데군데서 힘을 빼는 산길을 지난 지 10분만에 갈림길. 오른쪽으로 꺾이는 길을 버리고 반드시 직진방향(왼쪽)을 따라 능선을 타고가야 한다.

약 10분 뒤부터 적요함마저 느껴지는 숲속으로 들 어가면서 줄곧 내리막길이 열린다.

15분 정도 다 내려서자 오른쪽으로 잘 정돈된 수십기의 묘지군을 만난다.

그 뒤가 비티재 2차선도로인데 길을 따라가면 절벽으로 도로앞에서 산길이 끊어진다.

오른쪽 묘지군들 사이로 방향을 잡아 도로에 내려서야한다.

비티재에는 오른쪽 아래로 아늑한 포장마차가 있어 라면 따위를 곁들여 점심먹 기에 좋다.

비티재 정점에 `경상북도 청도군 풍각면'이라고 씌여진 도로표지판이 있다.

표 지판 뒤로 잘 닦인 산길로 5분 올라서면 바로 문제의 세갈래 갈림길이다.

반드 시 큰길은 버리고 왼쪽 샛길로 접어든다.

큰길로 가면 엉뚱한 능선으로 빠져버 린다.

이 샛길이 이번 산행에선 의외의 복병이다.

소나무숲이 너무나 빽빽해 한 몸 겨우 빠져나갈 정도인 구간을 다람쥐처럼 몸을 웅크린 자세로 길게 뚫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취재팀중의 한사람은 이 구간을 지나면서 나무가지에 걸려 기 어코 값비싼 등산복을 찢어먹고야 말았다.

`굉장한' 잡목구간이다.

30분이면 잡목구간을 빠져나올 수 있고 다시 10분 더 가면 갈림길이 있는 고개 를 만난다.

내리막갈림길은 창녕 덕곡쪽으로 통한다.

이 고개에서 오르막을 25 분 힘겹게 올라서면 묘봉산 정상. 조망은 가리는 편이다.

여기서 직진방향으로 10분여를 더 가면 500m봉이다.

500m봉에서 20분만 내려서면 하산이 시작되는 고개다.

취재팀은 능선을 타고 천왕산으로 가느냐, 해가 기울고 있는 만큼 하 산하느냐를 놓고 고심하다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뜻밖에 왼쪽으로 내려선지 약 15분만에 묘봉마을뒤 월봉지에 닿는다.

`하산시간 15분'은 근교산취재팀 활동 사상 `가장 짧은' 하산구간이다.


# 교통편

경북 청도군 풍각면은 경남 창녕군과 맞닿아 경남북의 도(道)경계 선을 이루는 지역이다.

이번 산행은 청도와 풍각면소재지를 거쳐, 풍각안에서 도 창녕군쪽에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마을의 하나인 금곡까지 들어가야 산길 이 열린다.부산서 청도까지는 열차편을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오전 7시, 7시15분, 7시 30분, 8시35분 등의 열차가 있다.

산행초입까지는 차를 갈아타야 하고 아직은 해가 짧다는 점을 감안해 오전 7시대 열차를 잡는 편이 여유롭다.

1시간 가량 소요.청도역 바로 앞의 청도공용버스터미널에서 풍각행 버스로 풍각면소재지까 지 다시 들어간다. 오전 6시30분, 7시20분, 7시45분, 8시, 8시10분, 8시35분, 9시15분, 10시, 10시30분, 10시55분 등 버스는 자주 있다. 25분 소요. 900원. 이 버스의 종점인 풍각버스터미널에서 금곡마을로 가는 버스로 다시 갈아탄다.

`금곡.화산 직행' 또는 시내노선버스가 운행한다.

시간대는 오전 7시25분, 7시 53분, 8시41분, 9시3분, 9시20분, 9시41분, 10시25분, 10시41분, 10시50분(오 전시간대 마지막 버스). 5분 소요. 600원. 화산마을입구에 해당하는 `금곡교' 에 하차하면 된다.하산길은 묘봉산 아래 묘봉마을로 연결된다.

묘봉은 청도군 풍각면 월봉2리의 다른 이름이다.

묘봉마을에서 풍각으로 들어가는 버스편은 오후 5시, 6시40분 (막차). 막차를 놓쳤다면 3.5Km를 걸어 마을입구 20호 국도까지 나가면 풍각행 버스가 자주 다닌다.

이 마을입구에서 풍각면소재지까지는 5분이 채 안걸리는 가까운 거리다.

묘봉마을에서 나가는 아무 차나 얻어타고 20호 국도입구까지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풍각에서 청도로 가는 차편은 자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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