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산행기/밀양,청도

석골산∼운문산∼운문사

모스키오토 2007. 8. 17. 14:17


 
잡목덤불 헤치며 길찾기 재미

산행을 마치고도 "아직 몸이 안풀렸는데" "어디 땀 좀 더 흘릴만한 코스가 없나"라고 평소산행에 만족을 못하는 산꾼들이 의외로 많다.

근교산취재팀은 이런 산꾼들의 불만을 위해 지난 일요일 새로운 코스를 개척했다. 땀을 훔치며 걷는 재미는 물론이고 바위를 타는 스릴, 잡목덤불을 헤치며 전인미답의 길을 걷는 쾌감 등을 골고루 맛볼 수 있다.

이 코스는 베테랑산꾼들이 아니면 삼가는 것이 만일의 사태를 위해 안전하다. 초보자들은 여름이나 가을쯤 길이 제법 닦여있을 때 여유있게 밟아보는 것이 좋다.

석골사에서 운문산정상까지는 그냥 능선따라 오르면 문제는 없다. 정상에서 하산길은 완전 개척 루트. 그래서 가능하면 석골사에서 정상까지, 정상에서 운문사까지 나눠 2회에 걸쳐 산행을 하면 웬만한 사람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석골사에서 정상까지 올랐다면 정상표지석 앞방향인 남양리나 뒤편인 억산쪽으로 하산을 한다. 2회째는 빨리 등정했다가 운문사까지 개척코스를 타는 것.

하룻만에 이 코스를 완주하려면 아침 일찍 7시쯤 부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밀양역에 내린다. 밀양역에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서 버스를 탄다면 남명리행 버스에 승차, 석골사입구에 하차한다. 절 아래에 있는 주차장까지 올라간다. 만약 여러명이 간다면 밀양역앞에서 봉고승합차를 이용, 시간을 많이 단축시킬 수 있다. 요금은 3만원. 이렇게 한다면 부산역에서 오전 7시20분발 무궁화호를 탔어도 9시면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나중을 위해 가능한 한 시간을 아끼는게 유리하다.

주차장에서 석골사로 조금 오르면 매표소처럼 만들어진 조그만집이 있고 계곡이 보인다. 5분정도 진행하면 길옆에 건널 수 있는 계곡이 나오고 큰 바위가 서 있는데 이 계곡에서 수통에 물을 채우고 건너서 산행을 시작한다. 여기가 바로 산행시작점. 하산할 때 까지 물을 채울 곳은 더 없다.

계곡건너 야트막한 철조망을 건너면 시작지점부터 오르막이고 바위가 나타난다. 초입에는 일부러 취재팀의 노랑리본을 촘촘히 달아놓았다. 어느 산이든 일단 산에 오르면 산행하는데 큰 무리가 없으나 입구를 잘 찾지 못하면 짜증이 나므로 그런 것을 감안했다.

최근에는 국제신문 근교산취재팀의 리본을 떼어 다른 사람들이 방향감각을 잃어버리도록 하거나 일부러 엉뚱한 방향으로 붙여 골탕을 먹도록 장난을 치는 악질(?)산꾼들이 늘어나는데 그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40분쯤 땀을 흘리면서 오르면 왼편 저 멀리로 사자봉이 보이고 사자봉에서 오른 편으로 억산과 팔풍재가 나무잎이 우거져 초록물감을 덮어쓴 듯하다. 20분 정도 더 가면 오른 편 아래로 삼양리 남명리가 넓직히 펼쳐져 있다.

더워서 조금씩 휴식을 취하면서 오르는데 산행시작 2시간쯤이면 묘터가 제법 넓고 봉우리가 다 뭉개진 무덤이 나타난다.

여기서 1시간 30분 더 오르면 운문산 정상. 3시간30분 걸렸다.

이렇게 정상까지는 오르막이 이어져 있지만 크게 힘들지 않다. 정상에서 앞쪽 멀리로 왼편에서 오른 편으로 문복산 가지산 신불산 능동산 간헐산 영취산 재약산 등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정상 표지석에서 뒤로 300m가까이 내려가면 오른 쪽으로 접어드는 샛길이 있는데 노랑리본이 그쪽으로 가라고 방향지시를 해주고 있다. 점심은 여기서 먹으면 된다.

점심먹고 나서 부터는 단단히 각오를 한다. 물론 리본을 보고 하산을 하면 되지만 덤불을 헤쳐야 하므로 더워도 긴팔옷을 입는다. 내려서면 바로 키작은 산죽밭. 20분쯤 얼굴을 때리는 잔가지를 치면서 내려가면 암벽이 나타나고 30분쯤 더 가면 큰 암벽이 뚝 버티고 있어 길이 끊어지지나 않을까 우려가 된다. 어디서 다람쥐가 산열매를 슬그머니 물어다 주고 노루가 나타나 쉽게 길안내를 해 줄 것만 같은 원시지대 같다.

다시 1시간 30분쯤 더 가면 오래 돼 사용않는 듯한 낡은 헬기장. 여기서 30분 가량 싸리나무밭을 헤쳐나가면 깔끔한 헬기장이 나타난다.

이제 1시간40분 거의 직각으로 하산하면 계곡길로 내려서게 되고 실질적인 산행은 끝. 여기서 운문사버스정류장까지는 1시간. 총 10시간 걸렸다.

오전9시에 산행시작했다면 오후7시에 끝난다. 청도로 나오는 버스는 오후7시가 막차. 곧장 오면 7시버스를 탈 수 있지만 만약 놓친다면 청도까지 3만원을 주고 봉고승합차를 이용해야 한다. 일요일 이 코스를 탄다면 청도역옆에서 간단히 저녁먹는 시간을 예산, 미리 9시무렵 부산행기차표를 예매해놓아야 앉아서 편히 올 수 있다.


조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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