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출 무(舞) 용 룡(龍), 무룡산. 용이 춤을 추는 듯한 모양을 한 영산이자 울산의 진산이다.
낙동정맥이 남으로 내리 뻗어 그 한줄기가 경주 토함산을 이루고 남쪽에 동대산맥을 형성하면서 우뚝 솟은 준령이다.
먼저 동대산에 올라 낙타등처럼 울퉁불퉁한 능선을 타고 무룡산으로 가는 길은 조망이 압권이다. 주변에 해발 300~400� 정도의 고만고만한 봉우리가 전부라 3시간여 산행중 눈을 시원하게 하기는 그저 그만.
산행구간은 신천마을 버스정류장~마동마을~샘터~동대산(큰재)~달령~무룡산 정상~MBC송신소~옥천암.약 5시간 소요.
신천마을 버스정류장에 내려 무지개아파트 앞을 지난다. 직진하다 보면 왼쪽으로 괴정교가 나오고 다리를 건너 괴정아파트에서 오른쪽으로. 현대아파트를 지나면 마동마을이다.
[동대산에서 무룡산으로 임도를 따라 하이킹하듯 걸어가는 재미도 크다.]
마동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왼쪽으로 삼태봉을 보면서 하천을 따라간다. 봄 가뭄으로 하천은 말라 있다. 낮 기온이 오르면서 길가에 심어 놓은 보리 여무는 소리가 들린다.
아들 따라 도회로 나갔는지 주인이 살지 않은 폐가에는 감나무 세 그루만 오순도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외양간에는 오래된 쇠똥 냄새가 진동한다.
5분이면 연지암. 불상이 지붕 위에 앉은 형상이 특이하다.
취수탱크가 보이면 오른쪽으로 작은 수로를 따라간다. 배드민턴 네트가 쳐진 체육공원이 나온다. 개울을 왼쪽에 두고 오른다.
샘터가 나온다. 대장균 초과로 마실 수는 없다. 잠깐, 이곳에서 심호흡을 한번 하고 떠나자. 15분은 족히 걸릴 가파른 오르막이 기다린다.
묘지 2기가 있는 곳까지 오르막은 이번 산행코스 가운데 최대 난관이다. 경사도 급하거니와 다리 한 번 펼 시간 없이 치고 올라야 한다. 심장박동이 점점 빨라지고 숨이 턱에 찬다. 눈앞이 아득해질 지경이다.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다리를 내디딘다.
묘지에서 숨을 잠시 고르고 5분쯤 가면 임도다. 철탑을 보고 오른쪽 주능선으로 접어든다. 왼쪽은 신흥재 삼태봉으로 가는 길이다. ‘대안리 입구’ 이정표는 무시한다. 20분쯤 임도를 타고 걸으면 공동묘지와 헬기장이 나온다. 동대산 정상이다.
10분쯤 가다 굽이길에서 임도를 버리고 왼쪽 아래로 보이는 묘지 2기로 접어든다. 막 쏟아지는 길이다. 소나무와 잡목 사이를 거칠게 달린다. 10분쯤 가다 네갈래길에서 직진. 20여분간 참나무 군락을 지나면 임도를 만난다.
이때부터는 임도와 능선이 만났다 갈라지기를 반복한다. 임도를 걸어도 무룡산까지 간다. 그러나 임도를 버리고 능선을 걷는 재미가 크다. 오르막 내리막이 단조롭지 않아 마음에 든다.
20�쯤 가다 왼쪽 능선으로 붙는다. 능선을 헤치고 오르다 보면 평지가 나오고 무룡산이 어느새 코앞처럼 보인다. 왼쪽으로 눈길을 따라 첩첩산중을 넘으면 동해다. 5분쯤 임도를 보고 내리막을 달린다. 칡넝쿨에 주의. 발이 걸리면 내려가는 탄력을 받아 엎어질 위험이 있다.
임도에 닿으면 ‘97년 시설 무룡-신현지구’ 비석이 서 있다. 다시 오르막. 묘지가 있고 키 작은 소나무가 앞을 막는다. 자세를 잔뜩 낮춰야 한다.
빠져나오면 산허리를 감고 돈다. 길이 뚜렷하지 않아도 걱정할 것 없다. 임도를 찾으면 그만이다.
15분쯤 가다 임도와 만난다. 2분쯤 가다 오른쪽 굽은길에서 왼쪽 능선으로 붙는다. 10분쯤 가 다시 임도.
무룡산 정상 TV중계소를 보고 임도를 따라 7분쯤 다부지게 걷다 왼쪽 능선으로 붙는다. 무룡산으로 가는 마지막 오르막이다. 정상까지는 15분.
정상에는 거대한 TV송신탑이 버티고 있다. 볼썽사납다고 생각되면 등지면 된다. 사방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하산길은 KBS UBC 송신소를 왼쪽으로 끼고 걸으면 된다. 한국통신 송신소 앞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꺾어 철조망을 오른쪽에 두고 MBC송신소 방향으로. MBC송신소 정문에서 다시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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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소나무 터널이다. 솔향이 상쾌하다. 내리막을 15분쯤 걸으면 체육공원이 보인다. 왼쪽으로 에돌아 콘크리트 포장길을 걷는다.
20분 뒤 산불감시초소. 31번국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10분쯤 가면 옥천암이다.
/ 김용호기자
/ 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떠나기 전에>
무룡산은 앞을 보지 못하던 슬픈 용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옛날 무룡산 꼭대기 연못에 일곱 마리 용들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선녀 일곱이 내려와 용들과 어울려 놀았다. 선녀들은 하늘로 올라갈 시간이 되었으나 용들과 정이 들어 떨어질 수가 없었다. 용과 선녀들이 함께 하늘로 오르기로 했다.
그러나 용 일곱 마리 가운데 앞을 못 보는 한 마리는 오를 수가 없었다. 이때 마음씨 착한 한 선녀가 남기로 했다. 옥황상제는 진노했다.
일곱 선녀가 내려가 여섯만 올라왔고 승낙 없이 용들까지 데려온 까닭이었다. 그들은 다시 무룡산 연못으로 귀양왔다.
땅에 귀양 온 선녀들은 날마다 근심어린 눈으로 하늘만 쳐다보았지만 용들은 선녀들과 같이 지내는 것이 행복하여 날마다 춤을 추었다. 얼마 뒤 옥황상제의 노여움이 풀려 선녀와 용들은 모두 춤추고 기뻐하면서 등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후 무룡산에 연못은 없어졌으나 정상에 묘를 쓰면 울산에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울산에 가뭄이 들면 무룡산에 누가 몰래 묘를 쓰지 않았나 하고 샅샅이 뒤지곤 했다고 한다.
5시간 산행 중 식수를 구할 만한 곳이 없다.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예정보다 더 걸릴 수도 있다. 연지암에서라도 준비해야 한다. 더운 날은 물이 많이 켜인다는 점을 감안하자.
능선을 따라가다 길이 희미해지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임도를 따라가면 목적지에 갈 수 있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부산 노포동 종합터미널에서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울산행 직행버스를 이용한다. 요금 3천원, 50분 소요.
울산 공업탑로터리서 내린다. 공업탑 방향으로 걸어 내려오다 미래팜약국 앞 버스정류장에서 126번 버스를 이용한다. 요금 1천2백원, 30분 간격. 신천마을까지 약 40분 소요.
신천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맞은편에 현대아파트가 있고 타고 온 버스가 가는 방향으로 따라간다. 외환은행-SK주유소-울산 경남은행에서 오른쪽으로 도로를 따라 꺾어 들어간다.
무지개아파트 호계공업사를 지나면 왼쪽으로 괴정교를 건넌다. 대산모텔 오른쪽 사이길로 들어서면 대하아파트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틀어 현대으뜸타운을 지나 연지암 이정표를 따라간다. 마동마을 버스정류장까지 40여분이면 된다
옥천암에서는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81번 시내버스를 타면 공업탑을 거쳐 무거동까지 간다. 302번 좌석버스는 옥천암에서 무거동까지, 303번 좌석버스는 옥천암에서 시외터미널까지 하루 4차례 운행한다. 602번 좌석버스는 옥천암에서 하루 6차례 공업탑까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