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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내처 `달리기'에 좋은 철이다. 물론 여기서 달린다는 말은 `뛴다'는 뜻이 아니다. 능선위의 서늘한 대기를 가르며 거칠 것 없이 실컷 걷는다는 말이다.
낮은 기온은 산의 기운을 한층 청신하게 가꿔주고 무엇이든 익어가고 물들어가는 능선 아래위의 풍경은 발걸음을 날렵하게 해준다.
경북 청도에는 요즘같은 철에 꼭 맞는 산길이 풍성하다. 그다지 알려지지 못하고 숨겨져 있을 따름이다.청도 `시루봉(677.8m)-대남바위산-삿고개' 코스는 때묻지 않은 날등(능선을 뜻하는 청도 사투리)길과 추색(秋色) 감도는 숲속 산길을 번갈아가며 마음대로 타 볼 수 있는 산행로다. 특히 초입에 해당하는 청도군 매전면 부야리 가마실마을 안쪽으로 넓게 펼쳐진 감나무밭단지는 풍광이 그지없이 풍요롭다.
이번 산행의 경로는 청도군 매전면 부야1리 버스정류소를 기점으로 낫실마을 당산나무(산행초입)-시루봉-643.7m봉-679m봉-대남바위산-삿고개-용산리 삿갈마을 하산으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5시간 30분 가량.
산행의 초입 접근이 매우 수월하다. 청도읍 청도역앞 공용버스정류소에서 `시내기본'차표로 부야행을 타면 10분만에 부야1리 버스정류소에 도착한다. 하차뒤 건물벽에 `개사료판매'라고 써놓은 가게 오른쪽 포장길로 마을에 들어선다. 낫실마을이다. 100여m 걸어가면 오른쪽 길가 반사경 맞은편에 `부곡도로 포장공사 준공기념비'와 함께 당산나무가 1그루 있다. 이 준공기념비 뒤쪽으로 난 능선길로 올라서면 산행 시작. 이 길에 올라붙어 몇발짝 못가 수십기의 묘지지대를 통과하면 첫번째 갈림길. 여기서 오른쪽으로 틀어 복숭아나무지대로 들어서야 한다.
왼쪽길로 직진하면 길이 막히고 만다. 이곳부터는 능선방향이 오른쪽으로 꺾이면서 삼거리가 나올때까지 완만한 오르막을 계속 걷는다. 묘지 몇기를 지나 숲속으로 접어들기까지는 키작은 소나무와 잡목이 늘어선 청정 능선길. 올라갈수록 주변은 점점 말쑥한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갈비가 푹신하게 깔려 아늑하다. 70여분 만에 산사면을 따라 오른쪽으로 휘던 길이 안부에서 고갯길을 만난다. 왼쪽으로 뻗는 완만한 내리막길 방향은 청도 효양산 아래 임도로 통한다. 오른쪽으로 크게 틀어 오르막길을 잡는다.
25분쯤 호젓한 숲길산행끝에 정상에 바위가 박혀있는 시루봉 정상에 닿는다. 낫실마을 사람들은 "시루봉의 전망이 금강산과 한가지다"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조망이 꽤 시원스럽다. 올라선 방향을 기준으로 12시방향의 좌우의 산이 청도 남산과 화악산. 3시방향이 용각산 그 뒤로 선의산. 6시방향에 학일산과 효양산, 10시방향으로 낙화산능선. 사방이 트였다. 정상에 삼각점이 있다.
올라선 방향을 기준으로 직진해서 봉우리를 내려선다. 15분만에 넓직한 갈림길. 오른쪽 직진길로 통과해 오르막을 거쳐 다시 643.7m봉에 오른다. 여기서는 왼쪽으로 틀어서 내려서기 시작하는데 길이 푹신하다. 5분만에 잘 닦인 고갯길에 내려선다. 여기에는 전봇대가 서있다.
취재팀은 좌우 큰길을 무시하고 직진해서 맞은 편 봉우리쪽으로 붙었다. 능선으로 바로 올라설 것 같던 이 길은 봉우리의 왼쪽을 에돌아가는 길로 계속 이어진다. 숲속은 길이 다소 희미하고 매우 묵었다. 15분 가량 전진하다가 이 길을 버리고 오른쪽 산사면으로 바로 올라붙어야 하는데 길흔적이 없고 험해 약 20분간 체력소모가 많다. 능선위로 올라서서는 20분 정도 직진하다 왼쪽 샛길을 찾아 계곡쪽으로 하산해야 한다. 자칫 지나칠 수 있어 국제신문리본을 신중히 살펴야한다. 40분 정도면 넓직하게 닦인 길에 내려선다. 이 길에서 왼쪽으로 창고건물 1채를 볼수있다. 반드시 이 창고가 보이는 왼쪽 길로 가야한다. 넓다고 오른쪽 내리막으로 가면 계곡 가시덤불속에서 길이 끊어지고 만다.
창고를 지나쳐 3분쯤 거리의 길끝에 산속 외딴집인 안상일씨 가옥이 있다.
여기서는 교통이 편한 부야리쪽과 다소 불편한 용산리 삿갈마을쪽으로 동시에 길이 열린다. 안씨 가옥 뒤편 넓직한 농로를 따라 3Km정도 내려오면 청도군 용산리 삿갈마을이다. 이 길 반대편 전신주가 늘어선 길이 부야리쪽이다.
# 교통편
청도까지 열차편을 이용한다. 오전 7시15분 30분 8시35분 열차가 적당. 청도역전 공용버스정류소에서 `시내기본'승차권(530원)을 끊어 부야1리 하차. 오전 7시 8시20분 9시10분 9시50분등. 10분 거리. 8시35분 열차와 9시50분 버스는 연계된다.
용산리 삿갈마을로 하산하면 오후 6시와 7시30분 청도행 버스를 탈 수 있다. 택시를 부르면 청도읍까지 2만원. 청도택시 (0542)3721900 3731900 3711901 3712241. 청도읍까지 25분-30분. 삿갈마을에서 청도 반대편 버스로 유천으로 나가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