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산행기/밀양,청도

명필봉∼매봉 종주

모스키오토 2007. 8. 17. 12:53

 
`멀고 험하지만 남들은 아직 밟아보지 못한 미답의 산길'. 근교산 답사산행 매니아들이 최고로 치는 산행로다. 이름없는 연봉(連峯)들이 뿜어내는 산의 기운과 도전자의 땀을 쑥 빼놓는 굴곡 심한 능선은 상쾌한 성취 감의 극치를 맛보게 해준다.

명필봉(542.6m.일명 뒷목산)-벼락덤이(599.9m)-매봉(755m) 종주구간은 미답이 라는 말에 충분히 값할 만큼 알려지지 않았고, 당일코스로 장장(?) 17Km 가량 걸치는 거리 또한 만만찮다. 군데군데 암릉지대가 박혀있어 지루할 새는 없지 만 체력소모가 커 초심자에겐 버거운 `도전구간'이라 할 만하다.

산행경로는 단장천에 면한 밀양시 단장면 동화마을을 기점으로 명필봉 (542.6m)-취경산(562.9m)- 벼락덤이(599.9m)-456.9m봉- 717.8m봉-(매봉

.755m)을 거쳐 양산시 원동면 어영마을로 하산이다. 7시간30분-8시간. 3곳 가량의 암릉 구간이 자리해 있고, 후반부에는 기복 심한 봉우리들을 몇군데 오르내려야 하 는 꽤 길고 힘든 코스다.단장면 동화마을 버스정류장에 하차하면 맞은편에 마을로 향하는 길이 나있다.

길옆으로 흐르는 개울은 성지골 끝자락. 마을 촌로들에게 수소문해 취재팀이 가야할 산이름이 명필봉(또는 뒷목산)과 취경산임을 알아낸후(지도상에 명칭이 나와있지 않음) 마을초입 첫번째 갈림길에서 왼쪽편 개울다리를 건너자 정면에 `성지암'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성지암방향인 오른쪽길로 진입. 마 을뒤편 콘크리트길로 올라서면서 100여m 길을 따라가면 왼쪽으로 `율산농장'이 라는 녹슨 표지가 보인다. 팻말대로 밤나무 지대다. 30여m 더 올라가면 왼쪽 밤나무밭 사이로 돌담에 슬래트지붕을 한 작은 움막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콘 크리트길을 버리고 움막을 겨냥해 밤나무밭으로 올라선다.10분쯤 가면 밤나무지대를 벗어나면서 진짜 산길이다.

길은 굉장히 묵은 숲길. 발아래는 낙엽덮힌 너덜지대로 걷기 힘겹고 얼굴을 때리고 앞을 막는 잡목과 가시나무도 짙다. 초입부터 된고생을 겪고 30여분이면 능선에 오를 수 있다.능선에 올라서 오른쪽 방향을 잡자마자 커다란 암봉이 버티고 있다. 바위에는 이끼가 잔뜩 끼어있다. 바위위에선 조망이 시원하다. 단장천 건너 정면의 산이 정각산(859.5m). 암릉지대를 통과해 50여분 가량이면 첫 목적봉인 명필봉이다.

사방 소나무숲이 꽤 좋지만 전망은 숲에 가린다.지금부터는 길이 좋은 편이다. 우거진 잡목이 얼굴과 배낭을 잡아채기도 하지 만 능선을 따라 걷는 외통수길. 취재팀은 리본을 촘촘히 붙여뒀다. 트인 곳에 서는 동쪽으로 수미산 재약산 향로산 등의 산군과 밀양일대 농촌마을 전경이 그림같다. 오르내림이 약간 있지만 30여분만 더 가면 취경산에 올라선다.

취경산을 내려서 사거리 한곳을 지나 20여분만에 봉우리 하나를 오른쪽에 두고 트래버스해 왼쪽으로 꺾는다. 사거리 한곳을 더 지나 45분 올라야 벼락덤이 정 상. 정상에는 간벌된 나무들이 허리가 꺾인채 무리지어 쓰러져 있다. 마치 `벼 락'을 맞은 형상이다.

기점에서 벼락덤이까지는 전체 구간에서 고작 3분의 1정도. 벼락덤이에서 직진 방향으로 내려서는 길은 제법 가파르다. 다음 목적지인 456.9m봉까지는 1시간 거리. 중간에 사거리 탈출로가 한 곳 더 있다. 456.9m봉의 왼쪽 아래로는 밀양 댐 건축공사가 한창이다. 여기를 넘어서 암릉지대를 다시 통과하면 숲이 유난 히 깨끗하다. 완만하게 높아지는 능선길을 따라 717.8m봉을 넘어 매봉이 있는 주능선까지는 꼬박 2시간 정도가 걸린다. 717.8m봉을 내려서 매봉주능선 첫봉 우리에 올라서기까지가 이번 산행의 최후의 고비지점이다.

경사가 심해 체력이 소모된 상태에서 오르기가 수월치 않다. 이 봉우리에 올라섰다면 왼쪽(동쪽) 능선길을 따라 봉우리 2개를 넘어 세번째 암봉. 매봉 직전의 봉우리다. 취재팀 은 시간관계상 매봉등정을 포기하고 이 봉에서 하산길을 잡았다. 억센 암릉지 대가 펼쳐진 남쪽 능선을 타고가다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서 임도를 따라 곧장 내려가면 양산시 원동면 어영마을로 내려온다.

하산은 1시간 40분 정도. 하산 길 중간에 흰페인트로 그린 화살표를 보고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엉뚱한 곳으 로 빠지므로 조심해야 한다. 일찍 서두르고 리본을 잘 살피자.

# 교통편

 
밀양까지는 늦어도 오전 8시15분과 20분 부산역 출발 경부선 무궁화열차를 타 는 것이 무난하다. 밀양역에서 밀양시외버스터미널까지 시내버스로 간 후 표충 사방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장면 동화마을 하차. 밀양역에서 택시로는 1 만3천원 정도. 양산시 원동면 어영마을로 내려와서는 원동역까지 버스로 갈 수 있다. 막차가 오후 7시50분, 직전 차편은 오후 5시30분. 막차는 원동역에서 출 발하는 부산행 무궁화열차와 연계돼 있다.



조봉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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